굿디자인 ‘GD마크’ 정말 굿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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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장진택의 디자인 옆차기
지원료 내고, 2대1 경쟁률 뚫어 수상하면 또 50만원 내고… 좋은 디자인을 도무지 가려낼 수 없는 국민에게 듬직한 혜안이 되어 준 범국가적 제도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대한민국 우수산업디자인’, 일명 ‘굿 디자인’(Good Design)이라고도 하고, 지디(GD)마크라고 줄여 부르기도 한다. 둥근 바탕에 지(G)자처럼 생긴 디(D)자이자, 디(D)자처럼 생긴 지(G)자를 빙글빙글 돌린 지디마크가 꾹 찍혀 있다면 좋은 디자인인 거다.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이 책임지고 골랐고, 대한민국 지식경제부가 보장하는 마크이니 의심 없이 믿는 게 좋다며 살았다. 그런데 2004년 여름 꽤 의심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누가 봐도 못났고, 국내 저널리스트들은 물론, 외국 자동차 저널리스트까지도 입모아 못난이라고 합창했던 쌍용자동차 로디우스가 지디마크를 획득한 거다. 모두가 ‘아니오’라고 할 때 ‘예’라고 하는 정부 사례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건 정말 아니잖아. 당시(2004년 상반기) 출시된 차가 로디우스밖에 없던 것도 아니었다. 현대 투싼이 비슷한 시기에 나왔으니 이런 가설도 세워 봤다. 로디우스가 투싼을 누르고 자동차 부문 ‘굿 디자인’에 선정됐다고? 하지만 그건 가설일 뿐이었고, 현대자동차 투싼은 후보 명단에도 없었다.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매년 두 번에 걸쳐 심사하는 우수 산업디자인 선정사업은 지원자에 한해서만 옥석을 가리고 있었다.
2004년 출시된 뒤 지디마크를 수여받아, 많은 이들에게 지디마크에 대한 혼란을 불러왔던 쌍용자동차의 ‘로디우스’. 올해 상반기에는 애니콜 햅틱, 재규어 엑스에프(XF), 싸이언 풀터치스크린폰, 지에스(GS)자이의 한국식 정원 등이 지디마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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