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니 모런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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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창간 21돌 특집] 일자리, 희망 나누기
네덜란드 노사협의기구 FOL 야니 모런 사무총장
시간제 고용 활성화로
여성취업률 38%→61% 2300시간 노동하는 한국
생산성 높다고 자신하나? “네덜란드의 노·사·정 3자 협의체제는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에서 국가적 공동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고, 모두가 함께 생존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데 유리하다.” 네덜란드 노사협의기구인 노동재단(FOL)의 야니 모런 사무총장은 지난 8일(현지시각) 헤이그의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만나 노사정 3자 협의체제인 ‘네덜란드모델’을 설명하며, 1982년 바세나르협약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위기 극복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한국의 보수진영이 주장하는 ‘네덜란드모델 실패론’에 대해 “노사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일축하며, “한국의 사용자들이 네덜란드 사용자들을 직접 초대해서 설명을 들으면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1945년에 설립된 노동재단은 노사정 3자 협의체제의 자문기구인 사회경제위원회(SER)와 함께 네덜란드모델의 중심축 구실을 한다. 그동안 바세나르협약을 시작으로 93년 신노선 협약, 98년 고용 유연성 및 안정법 도입, 2004년 가을협약 등 중요한 노사정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산파역을 했다. -한국도 글로벌 경제위기로 ‘실업자 100만명 시대’가 도래하는 등 고용난이 심각하다. 네덜란드는 80년대 초 위기 상황에서 노사정이 바세나르협약 체결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것으로 아는데?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억제를 대가로 사용자와 정부가 노동시간 단축과 시간제 고용(파트타임)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 창출 등 고용 안정에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노동시간 단축형 워크셰어링(일자리 나누기)에 대한 합의인데, 어떤 결과를 가져왔나? “노동시간 단축과 고령 노동자들의 조기 정년퇴직을 함께 실시하면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실업률이 낮아졌다. 한때 18%에 이르렀던 청년 실업률이 10% 정도로 개선됐다. 시간제 근로 활성화는 역사적으로 여성 파트타이머의 본격 등장을 낳았다. 80년대 초 38%에 머물던 여성 취업률이 지금은 61%로 높아졌다. 우리처럼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기보다 부모가 직접 키우는 것을 선호하는 문화에서는 여성들의 시간제 고용이 효과적이다.”
노사정 3자 협의체제의 자문기구인 사회경제위원회(SER) 건물. 노사협의기구인 노동재단(FOL)과 함께 네덜란드모델의 중심축 구실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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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의 실업대책은 장기 일자리는 꿈 깨? 6개월 인턴·자활근로 등
단기·저임금 일자리에
예산 대부분 쏟아부어 #1. “하루 일과는 특별히 하는 일은 없고 차 타 오라 그러면 차 타 오고 복사해 오라 그러면 복사하죠. 하루 4~5번 이상은 차를 타는 거 같아요.” -지방의 한 시청에서 4개월째 일하는 행정인턴 23살 김아무개씨 #2. “‘희망근로 프로젝트’를 하려면 정부 예산에 맞춰 30%가량을 지자체에서 부담해야 하는데 예산이 없어 못할 지경입니다. 형편이 어려울수록 더 많은 일자리가 필요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경제위기를 맞아 우리나라 정부는 각종 인턴과 자활근로 등의 단기적인 저임금 일자리를 만드는 데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미봉책으로는 지금과 같은 심각한 경기침체와 ‘고용 없는 성장’ 시대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인턴 생활을 하는 청년은 모두 3만명을 넘는다. 중앙행정기관(4823명), 지방자치단체(5832명), 공기업(1만1634명) 등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인턴이 2만2200여명이고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인턴이 8400여명이다.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이명박 정부의 주요 일자리 정책 및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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