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2.22 21:47
수정 : 2009.02.2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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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선 명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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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맨십을 위하여 이것부터 해보자] ⑫ 신문선 명지대 교수
선수나 지도자 등 스포츠 관계자들은 팬들과 호흡하며 산다. 그런데 체육인들은 팬들과의 접촉을 이야기하면 경기장에서의 만남을 가장 중요시하고 또 이것이 모든 것인양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만약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골프장의 갤러리나 농구코트의 관중만 만났다면 세계적 스타가 됐을까. 이들이 전 세계의 팬들과 호흡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영상과 이야기를 전파한 미디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스포츠와 미디어는 상호 의존적인 공생관계다. 체육인은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팬들과의 관계에서는 중간 매개체인 미디어의 효과적, 효율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얼마전 한 축구선수는 네덜란드에 진출해 인터뷰를 하면서 더 큰 무대로 진출하고 싶다고 얘기했다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우리 정서로는 당연한 듯한 얘기지만, 나름대로 연고팀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자존심 강한 현지인들한테는 반감을 샀을 것이다. 박주영 선수도 프랑스의 AS모나코에 진출한 뒤 한국어 인터뷰를 하는 도중 ‘더 큰 무대’를 입에 꺼냈다가 곧바로 목구멍으로 삼켰다. 순간적인 기지로 AS모나코에서 열심히 뛰겠다고 말하며 위기를 넘겼다.
지도자나 선수들은 미디어를 대할 때 사려깊게 판단해야 한다. 마이크 뒤에는 그 매체의 독자나 시청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때문에 표현방법, 용어의 선택, 리그에 대한 존중 등을 담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한다. 스포츠가 엔터테인먼트라고 하지만 상대를 비하하거나 인종이나 종교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
체육인의 사회적 책임, 경기 룰을 잘 지키고 상대를 존중하는 젠틀맨십, 승자는 패자를 위로하고 패자는 승자를 축하하는 스포츠맨십의 구현 등도 마찬가지다. 미디어를 잘 활용할 때 파급력이 커진다. 미디어는 여러 기업들이 스포츠에 광고나 스폰서 등의 방식으로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데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미디어는 스포츠를 대중에게 전달하고 스포츠 경기력 향상에 기여한다. 동시에 스포츠 조직에 재정적 후원을 준다. 스포츠 산업의 생산자인 체육인들은 경기장에서 직접 관람하는 관중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독자나 시청자를 의식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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