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경 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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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맨십을 위하여 이것부터 해보자 / ④ 이종경 경기대 교수 과거 운동의 세계에서 체벌은 하나의 교육방법이었다. 내가 운동했던 1970~80년대만 해도 지도자나 선배들의 지도방법은 체벌 위주였다. 이론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폭언과 강압, 체벌이 난무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지도방법이어서 매일매일 연습 때 체벌과 구타를 당하지 않으면 하루운동이 끝나고 맘이 불안해서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 아니 당시 그것은 훈육의 의미가 들어간 체벌이라기보다는 구타나 폭행에 가까웠다. 맘에 들지 않을 경우 ‘원산폭격’(머리를 땅에 박고 엎드려 뻗치는 자세)은 기본이고, 엉덩이에 피멍이 들 정도로 몽둥이로 맞았다. 얼굴에 주먹이 날아오고 이단 옆차기까지 날아왔다. 줄넘기 줄로 선수를 묶어놓고 온몸이 피멍이 들 정도로 폭행하던 시절 운동을 했다. 그만두고 도망쳐 버릴까 하는 수많은 생각, 지도자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 폭행의 고통을 친구삼아 보냈던 지나온 과거들이 하나하나 기억난다. 선수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체벌이 일상화되어 온 것은 왜일까? 우선은 폭력적인 일부 지도자들이 맞으면서 운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과거 사회는 인권과 체벌에 신경쓸 여유도 없는 상황이었다. 성적을 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체벌이다보니 매에 의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팀을 운영하는 학교나 기업의 입장에서도 구타를 모르는 채 눈감아 주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하지 않을까? 스포츠 문화의 발전은 그 나라의 국력과 경제적 성장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한국 스포츠도 이제는 선진국 대열에 자리매김해 나가야한다. 대한체육회 등 각 단체에서 선수보호위원회 등 제도를 만들어 폭력 지도자를 징계하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지도자, 학부모, 선수들의 폭력 문화에 대해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특히 학원스포츠에서는 성적 지상주의에서 탈피해 순수한 아마추어 스포츠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선수가 우선이 아닌 ‘학생이 우선’이 되어 공부하면서 운동하면 어떨까. 지도자들이 무리하게 선수를 혹사하거나 폭력을 휘두르지 않고 기본기를 탄탄하게 가르치고 인격적으로도 성숙한 인간을 완성시키게 도울 수는 없을까. 아픈 기억들을 털어버리고, 부정적 모습에서 탈피해 선수들이 자유롭게 운동하는 스포츠 풍토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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