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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5.11 13:22 수정 : 2009.05.11 13:22

작년 일반회사 7% 파산…협동조합은 되레 2% 늘어

‘대전환’의 시대 제2부 대전환을 읽는 열쇳말
5회 노동자 주주행동

“요즘 일반 회사를 협동조합으로 바꾸겠다는 상담 전화가 부쩍 늘었어요.”

스페인 북부 공업도시 빌바오에 있는 협동조합 창업 지원기관 ‘엘카르란’(Elkar-Lan). 2003년부터 해마다 평균 40여 협동조합 창업을 돕고 있는 노르베르토 알보니가는 “경제위기에 회사 문을 닫거나 파는 대신 노동자가 주인이 돼 경쟁력을 갖추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카르란은 바스크 자치구역 노동협동조합 연합단체인 ‘에르키데’(ERKIDE)의 부설기관으로, 모든 상담과 지원이 무료다. 이런 협동조합 지원단체가 바스크에만 3곳이다. 정부의 지원금도 협동조합이 커가는 밑거름이 된다. 조합원들이 3천유로(약 500만원) 이상의 출자금을 내면, 정부가 여기에 매칭펀드 방식으로 조합원 1인당 최대 3천유로까지 지원해준다. 여성이 반수가 넘는 조합에는 지원금이 두배로 뛴다. 알보니가는 “올해부터 협동조합 창업 최소 인원이 3명에서 2명으로 줄어 더 많은 협동조합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페인 전역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협동조합 수가 2만4779개에 이른다. 여기서 직접고용한 인원은 31만2천명이다. 농업협동조합연합회의 호세 카르도나 콘테 사무총장은 “일반 영리기업에선 이윤을 최우선 목표로 삼지만 협동조합은 노동자 또는 조합원의 지위 향상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스페인에선 일반회사의 7%가 파산한 반면, 협동조합은 오히려 2.1% 늘었다. 특히 지난해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전세계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뒤, 12월까지 4개월 동안에는 조합원이 1만9천여명(6.7%) 더 늘었다.

이런 현상을 두고 마드리드 노동협동조합연합(UCMTA)의 가브리엘 로사노 가예고 대표는 “협동조합들이 경영난에도 해고 대신 고용을 더 늘리는 방식으로 불황에 대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치과 협동조합에서 28년째 일하고 있다는 그는 “의사나 청소 아줌마, 유리창 닦는 사람이 모두 이윤을 고르게 나눠 갖는 협동조합에서 일하는 게 행복하다”며 “좀더 많은 이윤만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경제의 자만심은 불황이 끝나더라도 다시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예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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