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7.22 18:24
수정 : 2009.07.2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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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영, , 145×145.0㎝, 캔버스에 유채, 2008(‘상상하는 뚜알렛’전, 2009년 7월2일~8월16일, 논현동 갤러리 로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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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콕의 <사이코>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공포영화에는 욕실이 자주 나온다. 가장 안전한 공간이면서 동시에 의식의 무장이 해제되는 장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작품에서 욕조는 푸르스름한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떠오르고 있으며, 수도꼭지는 허공에 고정된 알 수 없는 도구처럼 보인다. 깊이나 원근감이 없는 푸른색은 욕조와 수도꼭지를 단일한 종류의 사물로 만들고 배경에 흡수시켜 버리려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 반대로, 푸른색의 형체 없는 세계가 먼저 있고 그것이 욕조와 수도꼭지를 일시적으로 만들어낸 것 같다. 최지영의 작품이 공포영화의 어떤 순간을 닮았다면, 우리가 알고 있던 세계가 사실은 전혀 다른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의 지점을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조선령 백남준 아트센터 학예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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