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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4.22 19:02 수정 : 2009.04.22 19:02

엄태신, <명쾌하게 규정되어질 수 없는 …>, 종이에 펜, 30×30㎝, 2009(‘횡단보도보다 바람직한’전, 2009년 4월23일~5월19일, 효자동 갤러리 아트다)

큐레이터조선령의상상공장

2007년 독일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 작품 중 <땅속에서 발견된 교회>가 있었다. 발상은 흥미로웠는데 막상 보고 나서는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그 교회의 만듦새에서는 잔디를 그렇게 손상시키고 땅을 그렇게 많이 파헤쳐야 할 필연성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만들어진 세계의 자연스러움보다 거친 물리적 노동의 흔적이 더 눈에 들어왔다는 이야기이다. 반면 이 발랄한 도서관 그림은, 지하에서 무엇인가를 발굴하는 데 굳이 굴착기나 불도저를 동원할 필요가 없다는 걸 말해준다. 이 상상의 서가 뒤에는 보르헤스의 도서관처럼 수없는 갈림길이 뻗어 있을 것만 같다. 칸트가 그랬던가. 지성이 어렵게 하는 걸 상상력이 쉽게 할 때 그것이 아름다움이라고.

조선령 독립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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