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4.15 21:42
수정 : 2009.04.15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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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경, 〈Face〉, 종이에 콘테, 130x120㎝, 2007(‘서교육십-인정게임’ 2부, 2009년 4월10일∼5월10일, 갤러리 상상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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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조선령의상상공장
당신이 길에서 이 작가를 우연히 만난다면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선경의 모든 작품은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물론 작가들은 자기의 실제 얼굴이 아니라도 결국 자신의 모습을 그린다. 하지만 이선경의 특이한 점은, 화면에 다른 사람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여러 명의 자신이 등장한다. 이들은 제대로 앞을 보고 있지 않다. 눈에 꽃이나 연필을 꽂고 있거나 눈을 감고 있으며, 뜨고 있을 때는 꽤나 불편해 보이게 옆을 보고 있다. 거울 속의 나를 보는 시선이 아니다. 이 인물들은 결국 작가 자신이 아니다. 자신의 모습을 한 수많은 타인들이다. 혼자 놀기는 이렇게 함께 놀기로 변신한다.
조성령 독립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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