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7.03 20:58
수정 : 2011.07.03 20:58
이정우의 경제이야기
7월1일, 중국공산당 창립 90돌을 맞아 후진타오 주석 등 7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기념식이 열렸다. 90년 전 겨우 13명으로 출발한 중국공산당이 현재 8000만명 당원으로 성장했다. 중국공산당의 역사는 파란만장하다. 몰래 당을 결성한 초기부터 정부 당국으로부터 극심한 탄압을 받았고, 1920년대 말 장제스의 배신에 일패도지하여 18개의 산맥과 17개의 강을 건넌 대장정 끝에 겨우 살아남았다. 대장정을 시작할 때 홍군의 규모는 8만6000명이었으나 대장정이 끝나 옌안에 정착할 때는 7000명에 불과했다. 당시 장제스의 국민당 군대는 70만명이었으니 100 대 1의 군사적 열세를 이겨내고 결국 중국 통일을 이룩한 것은 천지개벽이라 할 만하다.
서방 기자로서는 유일하게 1930년대 옌안을 방문해 소중한 기록을 남긴 에드거 스노의 <중국의 붉은 별>을 보면 마오쩌둥은 누더기 옷을 입고 있었고, 저우언라이는 흙바닥에서 자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공산당은 열악한 환경, 가난한 흙담집에서도 명랑함과 낙관을 잃지 않았다. 사람들이 모이면 춤과 노래로 신명나게 노는 모습을 스노는 신기하게 여겨 기록해 놓고 있다. 그런 낙관주의가 오늘의 중국을 가져온 게 아닐까.
천지개벽은 경제에도 일어났다. 현재 중국은 1인당 소득 4400달러로서 중간소득국에 속한다. 오랫동안 세계의 빈국으로 조롱받던 중국이 작년에는 드디어 국내총생산 규모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라섰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1위가 되는 것은 언제일까? 명목 환율로 계산해서 중국의 국내총생산이 세계 1위에 오르는 것은 2020년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중국과 미국의 물가수준 차이를 고려한 구매력평가지수로 계산하면 2016년에 세계 1위가 될 것이라 하니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경제에 밝은 빛만 있는 건 아니다. 중국이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러시아 등 중간소득 국가에서 성장이 정체되는 이른바 ‘중간소득의 함정’에 빠질지 모른다는 경고가 나온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0%라는 놀라운 속도로 성장해왔지만 앞으로는 성장률이 떨어질 이유가 많다. 1980년 20%이던 중국의 도시 인구는 현재 50%에 도달해 중국의 노동공급이 무한노동공급 단계를 지나고 있다. 따라서 소위 ‘루이스의 전환점’을 넘어서 임금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소득분배 지니계수가 0.5를 넘었고, 상대적 빈곤도 증가일로여서 빈부격차는 중국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다. 노사관계도 작년 폭스콘, 혼다 자동차 사태에서 보듯 폭발성을 안고 있다.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해온 농민공들의 불만 등 사회문제도 심각하다. 중국의 인구구조도 낙관을 불허한다. 오랫동안 한 자녀만 허용한 정책 때문에 지금 젊은 부부는 양가 부모 네명을 모시면서 한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데(이를 4-2-1 현상이라 한다) 인구의 고령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이런 모든 요인들 때문에 중국 경제의 천지개벽은 무한정 계속될 수는 없다. 경북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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