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과 함께 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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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과 함께 아리랑] 홀로 아이 키우기 이중고
집 나온 뒤 아이 쉼터에 맡기고 공장서 숙식
쉼터 지원도 한시적…2년후엔 ‘경제적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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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욱아, 생일 축하해!” 촛불 하나가 켜졌다. 베트남 여성 우엔 티 투이(22·가명)의 눈가가 촉촉히 젖었다. 지난달 29일 서울 성북구의 한 쉼터에선 투이의 아들 민욱(가명)이의 돌잔치가 열렸다. 잔칫상엔 과일과 떡 몇 조각이 전부였다. 하지만 쉼터 봉사자와 동료 등 다른 ‘가족’들 덕분에 두 모자는 모처럼 행복했다. 한 대학생 동아리의 도움으로 어엿한 돌사진도 찍었다. 2년 전 결혼중개 업체를 통해 한국에 시집 온 투이는 결혼 석 달 만에 아이를 가졌다. 하지만 남편은 늘 술에 취해 행패를 부렸고, ‘돈을 주면 도망갈 수 있다’며 생활비도 주지 않았다. 민욱이가 태어나던 날도 남편은 술을 마셨다. 이런 생활을 견디지 못한 투이는 지난해 말 여섯달 된 민욱이를 데리고 무작정 집을 나왔다. 쉼터에 몸을 의탁했지만 당장 벌이가 없으면 아이를 키울 방도가 없었다. 투이는 서울 변두리의 한 봉제공장에서 먹고 자며 일을 하면서 주말에 한번씩 민욱이를 보러 온다. “남편은 양육비를 도와주기는커녕 이혼도 해 줄 수 없다며 버티고 있어요. 소송에 필요한 돈도 만만치 않다는데 ….” 투이는 “아이만 제 혼자 힘으로 키울 수 있다면 양육비를 받지 못해도 상관없다”며 울먹였다.
서울 성북구의 한 쉼터에서 지난 달 29일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우엔 티 투이(가명)의 아들 민욱이의 돌잔치가 열렸다. 결혼중개업체를 통해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투이는 남편의 학대에 시달리다 지난해 말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와 이곳 쉼터에 머물고 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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