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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파스타. 차가운 파스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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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토크] 부암동 ‘오월’의 오월파스타
가는 면에 토마토 루꼴라잎 치즈 호두 등 조화 절묘
성벽으로 둘러싸인 집 다락방은 ‘천공의 성 라퓨타’
'오월'을 처음 보았을 때 '5월'인 줄 알았다. 5월이면 떠오르는 핏빛 역사들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영문글자(O'Wall)를 보고서야 '벽'인 줄 알았다.
주인 김현정(33)씨는 "주변이 온통 성벽이어서 커다란 벽에 둘러싸여 보호받는 느낌"이 들어 음식점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오월은 파스타와 와인이 있는 작은 다락방 같은 곳이다. 부암동 인왕산 자락에 있는 통에 부서진 성곽들이 병풍처럼 오월을 싸고 있다. 아늑하다. 그 성벽들이 수호신처럼 떠받드는 오월은 알람브라 궁전처럼 빛난다.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 같다.
화장기 없고 조금은 어눌한 말솜씨에 정감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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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내부. 파스타와 와인이 있는 작은 다락방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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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오월 파스타'에 들어가는 루꼴라 잎을 준다. 전혀 맵지 않고 향긋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어린잎이다. 루꼴라 잎은 어린잎일수록, 잘 큰 것일수록 맵지 않다. "면 위에 토마토, 루꼴라 잎사귀, 모짜렐라 치즈, 호두, 라디치오 치즈 등이 올라갑니다. 그 위에 뿌려지는 소스는 올리브 엑스트라 버진과 고추기름, 마늘, 앤쵸비 등을 버무린 겁니다." 짠내가 날 듯한 순간에 토마토의 싱그러움이 강물을 박차고 올라오는 연어처럼 튀어 오른다. 아삭아삭 야채 잎을 씹을 때마다 툭툭 튀어나오는 호두가 (조금 과장해 말하자면) 전쟁 때 헤어진 가족을 만난 듯 반갑다. 토핑의 우거진 '정글'을 포크로 헤집고 들어가면 한 번도 볕을 쬐지 않은 속살 같은 면이 쭉쭉 들려 올라온다. 잔치 국수의 면보다 얇아 씹는 내내 독특함이 느껴진다. 차림표에는 '오월 파스타' 아래로 '오븐 스파게티' '새우 브로컬니크림' '까르보나라' 등 다양한 파스타와 '카프레제 샐러드' 등이 있다. 몇 가지 향긋한 커피도 있고 맥주와 샹그릴라(와인 칵테일)와 '제이콥 그릭' '뱅 오쇼' '빌라 엠' 등 와인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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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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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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