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로 향을 만드는 능혜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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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 사람들] 향 퍼뜨리는 능혜 스님/상
자신을 불태워 세상 정화하는 '보살 정신' 전해
인공향 탓 역한 냄새나는 절밥이 '향쟁이' 인연
불가에서는 향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자신을 불태워 세상을 정화하는 향에서 보살의 정신을 보기 때문입니다. 묘향(妙香)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묘향은 기이한 향기라는 뜻으로 <중일아함경>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 향은 바람을 거슬러 냄새를 풍긴다고 합니다. 세상 논리에 거스르는 향기, 곧 부처님의 말씀을 뜻하기도 합니다.
향 만드는 회사 취운향당을 운영하는 능혜 스님은 세상에 '묘향'을 전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정직한 사업가가 성공하기 힘든 시류를 거슬러 바른 재료를 써서 정직하게 만든 향을 팝니다.
능혜 스님은 한약재만을 써서 향을 만듭니다. 취운향당에서 향재료로 쓰는 한약재는 감송, 유향, 현삼, 천궁 등 50여 가지나 됩니다. 경북 성주군 선남면에 자리한 취운향당 창고에는 갖가지 한약재가 그득하게 쌓여 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스님은 "수행자가 욕심이나 집착이 있어서는 안 되지만 향에 쓰는 좋은 한약재에 대한 욕심은 놓아지지가 않는다"며 웃었습니다. 취운향당은 접착제도 화학제품이 아닌 유근피 가루를 씁니다.
우리 조상들은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향을 피우고 차를 대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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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운향당 (054)933-6371~2. www.cwh.co.kr 경북 성주/글·사진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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