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수상을 받은 박남희씨의 ‘이어져 내려온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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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섭 기자의 사진마을]
서천군수상을 받은 박남희씨의 ‘이어져 내려온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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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사진도 그 기본은 동일 참신성 주목도 의외성 균형 필수
축제 특성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겨레 <사진마을>의 포토워크숍이
서천 한산모시문화제를 찾았다 조화와 구성이 뛰어나기도 하고
세부묘사와 순간 포착이 절묘하고
색과 대비가 탁월한 작품 눈길 박남희씨 서천군수상
최영애씨 한겨레사진마을상
양동선씨 우수상
김언지·이충근씨 장려상 포토워크숍 참가자들이 하루 일정으로 한산모시문화제를 잘 묘사하는 것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을 것이다. 출품된 사진들만 보더라도 길쌈놀이, 모시짜기 시연, 모시패션쇼, 장터 등 아주 다양한 행사를 다루고 있고 또 각각의 행사에서도 행사의 활동을 찍은 이가 있는가 하면 행사에 참가한 사람의 표정에 집중하거나 행사에 등장하는 모시의 결을 묘사하거나 낮잠, 휴식 등 행사의 이면을 찍은 이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서 전반적인 ‘축제’를 형성하는 법이니 과연 무엇을 어떻게 찍는 것이 더 유리한지는 일일이 설명할 수가 없다. 다만 상을 받은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화려한 행사의 외형 자체에 주목하는 것보다는 모시짜기든 장터든 순간의 완성도가 더 중요하고, 진부함을 깨는 의외성과 참신함이 더 중요했다. 서천군수상을 받은 ‘이어져 내려온 시간들’을 보면 우선 전통방식에 따라 한 올 한 올 입으로 자아내는 과정을 묘사했는데 특히 네 명의 여성들이 둥글게 앉아 오른쪽부터 왼쪽으로 연속동작을 보여주듯 길쌈하는 장면이 탁월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겨레 사진마을상 ‘한 올 한 올 얼굴에 그린 모시 주름’은 같은 길쌈 장면이지만 전체보다는 세부묘사에 치중했다. 모시 길쌈엔 이와 입술, 혓바닥이 모두 동원된다. 저 감고 있는 눈의 표정이 몇십년 모시를 짠 세월을 가득 담고 있다. 침을 발라가며 힘의 강약도 조절해야 하는데 모든 것이 몸의 기억이니 눈을 감는 것이 집중하는 데 더 도움이 되었으리라. 마치 맛을 보는 듯한 이 순간이 절묘하고 또 오묘하다. 우수상인 ‘나무 사이에 걸어놓은 말린 모시줄’은 자연과 어우러진 모시의 색상을 과하지 않게 재현한 덕분에 모시의 특성인 ‘시원함’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초록색은 나뭇잎의 색과 유사하고 붉은색은 대비를 보여주고 있다. 장려상 ‘흥겨운 농악’은 축제장에서 열린 풍물놀이를 찍었는데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실제 현장의 느낌을 전달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또 하나의 장려상 ‘한 올의 모시가 되기까지’는 백발과 모시의 조화를 비교시켜서 시선을 끌고 있다. 요약하면 이렇게 된다. 한산모시의 특징인 섬세함과 단아함을 표현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앵글이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선보인 사진이 주목을 받았다. 조화를 살려야 하고 또 부분적인 묘사에도 집중하여야 한다. “이 사진은 뭘 찍은 사진이다”라는 문장을 충족시키면 좋은 사진이라 할 수 있겠다. 누구는 조화와 구성을 찍었으며 또 누구는 세부묘사와 순간과 세월을 찍었고 색과 대비와 시원함을 찍은 사람도 있다. 전국에 많은 축제가 있고 그 축제의 특색이 각각 다를 것이니 잘 살펴보면 그 속에 길이 있을 것이다. 거기에다가 사진 자체의 속성을 더하고 뭘 찍었는지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 이것이 좋은 축제 사진의 비결이다. 이번 한산모시문화제 포토워크숍은 한겨레 웹진 사진마을과 한겨레교육문화센터가 함께 진행했으며 서천군이 후원하고 온라인인화업체 찍스와 사진전문 출판사 눈빛, 그리고 사진영상 기자재 쇼핑몰인 세기피앤시(P&C)가 협찬을 했다. 37명의 사진애호가가 참가했다. 한산모시짜기는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한겨레사진마을상을 받은 최영애씨의 ‘한 올 한 올 얼굴에 그린 모시 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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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을 받은 양동선씨의 ‘나무 사이에 걸어놓은 말린 모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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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려상을 받은 김언지씨의 ‘한 올의 모시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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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려상을 받은 이충근씨의 ‘흥겨운 농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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