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1.28 18:34
수정 : 2016.01.28 22:06
허브 리츠 사진전 국내 첫 상륙
할리우드 별들이 사랑한 허브 리츠
마돈나도 “말만으로 내 옷 벗긴 사람”
혁신적 표현으로 누드를 예술로 승화
작품 100여점 다음달 5일부터 전시
허브 리츠(1952~2002)의 사진전 ‘허브릿츠 워크-할리우드의 별들’이 2월5일부터 5월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다. 허브리츠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100여점의 작품이 걸리는 이번 전시는 한국에선 처음이다.
사진가 허브 리츠의 사진인생은 그가 1978년 그의 친구였던 리처드 기어를 낡은 자동차 앞에서 찍기로 마음먹은 데서 시작된다. 당시 신인배우였던 리처드 기어의 사진이 <보그>, <에스콰이어>, <마드모아젤> 같은 잡지에 실리면서 배우도 유명해졌고 사진가 허브 리츠도 주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보도사진가들이 역사적 장면을 찍고 유명해지듯 패션이나 연예사진가들은 유명 연예인을 찍고서 유명해지곤 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엔 보도사진가가 찍었기 때문에 세상에 알려진 사건도 있으며 패션사진 쪽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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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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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 리츠가 찍은 사진이 당대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으면서 허브 리츠와 스타가 동시에 성장한 사례가 많다. 그는 1981년에 <엘르>의 표지사진으로 브룩 실즈를 찍었고 올리비아 뉴턴존의 <피지컬> 음반 사진을 찍었다. 1986년에는 음반 <트루블루>를 위해 마돈나를 찍었다. 마돈나가 같은 시기 최고 중의 한 명인 신디 로퍼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음반 사진에 있었다는 평이 많다. 마돈나는 허브 리츠를 “말만으로 내 옷을 벗기고, 추운 모래밭에서 바보처럼 춤추며 뛰게 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신뢰했고 허브 리츠는 “그보다 더 길고 날씬한 모델은 많다. 하지만 그처럼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하며 언제나 열정적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나는 마돈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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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퍼니, 신디, 크리스티, 타탸나, 나오미’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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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90년대 후반까지 허브 리츠의 카메라 앞에 선 셀레브리티의 이름은 당대 슈퍼모델의 명단과 일치한다. 1989년에 <롤링스톤> 잡지를 위해 촬영한 ‘스테퍼니, 신디, 크리스티, 타탸나, 나오미’는 1990년대 슈퍼모델 전성기의 아이콘이 되었고 허브 리츠 사진인생의 대표작이 되었다.
허브 리츠는 전성기에 아르마니, 샤넬, 베르사체 등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를 위한 상업사진을 찍었으며 한편으로 뮤직비디오 감독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쳐 마돈나, 재닛 잭슨, 나오미 캠벨, 제니퍼 로페즈, 브리트니 스피어스, 샤키라의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1996년 허브 리츠의 사진이 보스턴 파인아트 미술관에서 전시되었고 25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들었다. 허브 리츠는 2002년 에이즈로 인한 폐렴 합병증으로 세상을 떴다.
허브 리츠는 인간의 몸을 혁신적으로 표현해냈다. 그리스 시대의 조각을 염두에 둔 포즈를 즐겨 만들어냈으며 고대 신화에서 직접 모티브를 따온 사진작품도 만들어냈다. 종종 성에 관한 전통적인 범주와 관념을 벗어난 사진으로 화제를 모아온 허브 리츠에겐 누드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표현이 합당한 편이다. 20세기 최고의 패션 상업사진가 중의 한 명인 헬무트 뉴턴이 변태스럽고 외설적인 누드에 집착했던 것과 비교할 만하다. 뉴턴은 그 방향으로 성공했고 허브 리츠는 다른 길을 택했다.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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