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1.28 18:29
수정 : 2016.01.28 22:05
‘사진하는 태도가…’ 펴낸 박찬원씨
사진을 시작한 지 만 8년이 된 사진가 박찬원(72)씨가 사진공부를 하다가 느낀 이야기를 묶어 책 <사진하는 태도가 틀렸어요>를 펴냈다. 박씨는 삼성그룹에 입사해 씨제이(CJ)제일제당, 삼성자동차, 삼성전자 등에서 근무하였고,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이사와 성균관대재단 상임이사를 거쳐 코리아나화장품 사장을 지내고 2009년에 퇴임했다. 퇴임 직전인 2008년에 ‘세리 시이오’ 과정에서 사진을 처음 접한 후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2년 사진을 배웠고 2012년에 상명대학교 대학원 영상미디어학과 순수전공에 입학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 책은 박씨가 퇴임한 뒤 환갑이 넘어 비교적 늦은 나이에 사진에 입문해서 전문 사진작가가 되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의 경험담을 엮어낸 수필집이다. 대학원 수업의 여러 에피소드가 솔직하고 친근하게 기록되어 있다. 사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지금, 사진을 진지하게 배우고 싶으나 나이가 좀 많지 않을까 망설이는 사람들이 본다면 딱 좋을 책이다.
본문에 나오는 소제목을 보면 지은이의 육성이 과하지 않게, 동시에 고개가 끄덕여질 사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소제목 중의 하나이자 책의 제목인 ‘사진하는 태도가 틀렸어요’는 지도교수가 사진을 보고 버럭 일갈했던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강의실 분위기가 싸늘했던 그 순간을 지금까지 마음 깊이 고마워하고 있다. ‘먼저 힘을 빼라’ 역시 어떤 교수가 사진에 대해 해준 충고의 한마디다. 저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적고 있다. “골프도, 야구도, 생선회도, 바이올린도, 사진도 모두 힘을 빼야 한다.”
박씨는 대부도의 한 염전에서 100일 동안 작업하여 ‘소금밭’ 개인전을 열었다. 생명의 죽음과 순환을 이야기하는 사진이다. 그는 “고향이기도 한 대부도의 염전은 내 고향을 염장하여 보관하는 곳이었다”라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2016년 1월 현재 박씨는 100일을 채울 목표로 1주일에 3일씩 강원도의 한 양돈장을 찍고 있다. 양돈장 작업에 대해 박씨는 “돼지는 죽으려고 태어난, (음식 재료로 쓰이기 위해) 도살되는 것을 목적으로 태어난 짐승이다. 가장 불행한 동물이다. 염전 작업에서 하루살이를 많이 찍었는데 하루살이는 하루를 산다. 그런데 관점을 바꾼다면 과연 그런 것일까. 하루의 삶이나 돼지의 일생은 길게 보면 잠깐 여행중인 것이 아닐까? 돌고 돌면 하루살이는 80년 생을 살고 사람은 하루살이로 태어나 하루를 살다 가는 것이 아닐까? 이런 작업이다”라고 말했다. 올해 7월에 두번째 개인전이 될 양돈장 작업이 기대된다.
곽윤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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