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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9.05 14:44 수정 : 2008.09.05 14:47

창간 20돌 기념 연중기획
다시 그리고 함께 [4부] 진화하는 세계의 진보

여론조사기관 ‘퓨’ 보고서…보수적 가치 지지 감소세
전문가 “부시 무능 민심이반…진보 부활 속단 일러”

친민주당 성향의 정치컨설팅 회사인 그린버그 퀸런 로즈너 리서치는 지난 3월 ‘보수의 쇠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미국의 유명한 비영리 여론조사기관인 퓨(Pew)가 지난 20년 동안 미국 사회의 정치적 가치와 태도 변화를 조사한 결과를 분석한 이 보고서는 워싱턴 정가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실제로 퓨의 설문조사 결과는 미국 사회에서 보수주의가 점점 쇠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낙태와 동성애 반대 등 미국인들이 전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겼던 종교적 가치에 대한 지지도가 1994년 이후 서서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회안전망과 소득 불평등에 대한 관심 등 진보적 가치에 대한 지지도는 같은 기간 동안 계속해서 증가했다. 또한 2001년 9·11 테러 당시 정점에 다다랐던 공격적인 국가안보 정책에 대한 지지도는 1년도 채 안 돼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워싱턴 정가의 관심을 끈 것은 정당에 대한 선호도 변화다. 2002년에는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도가 43%로 똑같았지만, 이후 격차가 계속 벌어져 2007년에는 응답자의 50%가 민주당 지지자라고 답한 반면 공화당은 35%에 불과했다. 퓨는 이런 조사결과에 대해 “2008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치 지형도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진보 진영은 이런 현상에 고무된 상태다. 1930년대의 루스벨트 정권과 60년대의 존슨 정권에 이어 백악관과 상하 양원을 민주당이 모두 장악하는 제3의 전성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곧바로 ‘진보의 부활’로 연결시키지는 않는다.

딘 베이커 경제와 정책 연구센터(CEPR) 대표는 “보수주의가 쇠퇴하고 있는 것은 진보 진영이 잘했다기보다는,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반감이 더 크게 작용한 결과”라며 “이라크 전쟁과 카트리나 수해, 주택시장 붕괴 등에서 보여준 부시 정권의 무능이 민심이반 현상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피터 벡 전 국제위기감시기구 동북아시아사무소장은 “마치 한국인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반감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한 것과 비슷하다”며 “미국 사회는 기본적으로 보수적이기 때문에 진보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다. 진보 진영은 오판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 진영 안에서는 이번 대선 이후가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바마가 승리하더라도 그가 의료보험 개혁 등 진보적 정책을 집행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딘 베이커 대표는 “민주당 안에는 보수·중도·진보 세 그룹이 있는데, 오바마의 지지 기반인 진보 그룹은 그 세력이 크지 않다”며 “오바마를 비롯한 진보 그룹이 당내 보수세력에 밀려 지지자들을 실망시킬 경우 급격한 민심이반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이는 진보 진영에 큰 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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