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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츠와나 수도 가보로네 인근 카모게로 에이즈고아원에서 30개월 된 웬디가 두 뺨 가득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다. 이 고아원은 트리산요 카톨릭 수녀회가 운영하고 있다. 가보로네/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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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대륙 희망 찾기 ⑥ 또 하나의 전쟁-보츠와나·남아공
‘콘돔없이 섹스없다.’(No condom No sex)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남쪽으로 100㎞ 떨어진 하모니 광산. 남아공에서 세번째 큰 금광인 이곳 들머리에 붙은 에이즈 예방 구호다. 8월초 찾은 이곳에서는 ‘에이즈와 전쟁’이 한창이었다. 남아공 대표적 에이즈관련 시민단체인 치료접근운동(TAC)이 전국 탄광을 순회하며 에이즈 예방교육 중이었다. 활동가들은 광부들을 모아놓고 에이즈 검사부터 받으라고 설득하고 있었다. 남아공에서는 200만명 가량이 에이즈 감염 사실조차 모른 채 생활하고 있다. 활동가들이 모두 얼룩무늬 전투복 바지 차림이고 현장 사무실은 국방색 야전 천막이었다. 마치 작전 중인 군대처럼 보였다. 티에이시 활동가 다니엘 토드에게 “왜 군인처럼 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우리들은 에이즈와 전쟁을 벌이는 전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최고 감염률에 가족·사회 잇단 ‘파탄’ 위기‘감염→사망’ 편견 깨기 꿈틀…가난 극복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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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츠와나·남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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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는 △사망률 증가→인구 감소→노동인구 감소·숙련 노동력 상실 △막대한 에이즈 치료비 지출→저축 감소 등을 초래한다. 에이즈는 잠재성장력에 절대적 구실을 하는 기술과 교육·경험 등 ‘인적자원’의 총량을 줄인다. 에이즈 사망자의 80%가 한참 일할 나이인 20~40대이어서 사회를 지탱할 노동력과 기술축적의 기반이 무너진다. 미국 국가정보자문회의(NIC)는 에이즈로 생산성 하락과 경제 위축으로 2010년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국내총생산이 2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에이즈는 가족관계도 파탄낸다. 아프리카에서 ‘에이즈 고아’가 급증하고 있다. 8월초 찾은 보츠와나 수도 가보로네에서 17㎞ 떨어진 카모게로 고아원. 점심 때라 두살부터 여섯살까지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아이 250명이 식당에서 옥수수와 콩이 섞인 수프를 먹고 있었다.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은 보츠와나의 에이즈 고아를 16만명으로 추산했다. 보츠와나 인구가 177만명이므로 이 나라 인구 10명 가운데 1명이 에이즈 고아인 셈이다. 다이아몬드 생산량 세계 1위인 보츠와나는 ‘아프리카의 모범생’이다. 종족대립이나 쿠데타, 내전도 없고 수십년동안 안정적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에이즈 감염률 세계 최고 36%란 멍에를 쓰고 있다. 보츠와나에서 부모가 에이즈로 숨지면 아이들은 할아버지·할머니한테 맡겨지거나 마을 공동체가 키운다. 에이즈 고아들은 하루에 한끼도 제대로 못 먹는 경우가 많다. 어머니로부터 에이즈를 감염된 채 태어난 아이들도 있다. 표준체중보다 마르고 버짐이 생기거나 피부가 약한 아이는 에이즈에 걸린 것으로 의심받는다. 카모게로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헬레나 수녀의 도움으로 할머니와 사는 ‘에이즈 고아’ 아톨랑(4)의 집을 찾았다. 구멍 뚫린 함석지붕 방 2칸짜리 4평 집에 6명이 산다. 방안을 들여다보니 침대로 쓰는 매트리스 2개뿐이다. 전기는 들어오지만 수도는 없다. 아톨랑의 가족 가운데 고정 수입이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헬레나 수녀는 “이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게 큰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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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아프리카 에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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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된 사랑? “희망의 증거!” 편견 뚫고 에이즈여성과 약혼
약혼녀 “불치 아니다” 시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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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코사나 빌라카지(왼쪽)와 에이즈 감염자 난야트얌보 마카렐라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인근 웨스트딘의 하모니 금광에서 에이즈 예방 캠페인을 벌이던 중 웃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월 약혼했다. 요하네스버그/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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