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교육과 협력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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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수준-고2~고3] <글쓰기 교육과 협력학습>
(정희모 지음, 삼인) 글쓰기 교육이 다른 교육보다 훨씬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일대일 첨삭이 필수적이라는 데 있다. 쓴 글에 대해 평가해보지 않고, 고쳐보지 않는다면 글쓰기 실력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제자리를 맴돌게 되기 일쑤다. 그렇다고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의 첨삭에만 기댈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결국 글쓰기를 함께 배우는 동료들끼리의 협력이 필요하다. 실제 통합논술을 준비하는 일선 고등학교 현장에서는 교사-학생 사이의 첨삭교육외에 학생-학생 사이의 동료 첨삭과정을 글쓰기 과정의 하나로 운용하는 곳이 많다. <글쓰기 교육과 협력학습>은 글쓰기 교육이 다른 어떤 교육보다 협력학습이 필요하다는 점을 체계화된 이론과 사례로 보여주는 책이다. ‘교수자 중심’의 패러다임을 ‘학습자 중심’으로 돌려세워야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는 게 글쓰기 교육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글쓰기를 위한 협력학습’이라는 개념을 내놓는다. 협력학습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모둠 글쓰기’다. 모둠 글쓰기에서는 참여한 학습자가 대화·토론·협상을 한 뒤 글쓰기를 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거친 글은 논리가 촘촘하고 설득력을 지니게 된다. 논리적인 글이 갖춰야 할 논거의 치밀성, 풍부성 등은 여러 사람의 지혜에서 비롯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글쓰기를 교양 과목으로 가르치는 저자는 그 경험을 토대로 “구성주의 교육철학에 가장 부합하는 과목이 글쓰기”라고 강조한다. 구성주의란 ‘우리 의식 바깥에 있는 절대적 지식을 부정하고 학습자가 스스로 지식을 구성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교육 철학이다. 글쓰기야말로 규정된 지식이나 고정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학습이 아니라 지식을 스스로가 구성하기 위한 학습이라는 것이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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