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7.08 16:01
수정 : 2007.07.2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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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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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기술” (장하늘 지음, 다산초당)
[난이도 = 중등~고1]
연세대 2006년 정시 논술 문제는 출제 당시 화젯거리였다. 수험생들이 제시문의 주제 파악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절반 이상이 제시문이 공통적으로 다루는 주제를 알아채지 못해 헤맸다는 것이었다. 4개의 제시문이었는데 당시 공통 주제는 ‘불안’이었다. 절반 이상의 수험생들이 불안이라는 열쇳말을 찾지 못하고 ‘갈등’ 또는 ‘혼란’ 등을 주제어로 삼았다고 한다.
어려운 고전에서 고른 제시문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한글로 된 제시문을 읽고 주제를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은 다소 충격적인 결과이기도 하다. 그만큼 독해능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되겠고, 어릴 때부터 자기주도적 독서를 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할 것이다.
읽기를 제대로 하지 않고 글쓰기를 잘 할 수는 없다. 글을 잘 쓰는 사람치고 독서량이 적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이치와 같다. 제시문이 반드시 주어지는 대입 논술시험에서는 특히 제시문에 대한 파악 능력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일부 논술 학원들이 치중하는 배경지식 암기 위주의 교육은 논술시험이 요구하는 글쓰기 능력 향상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시각이 많다. 독해 능력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글의 재료부터 무리하게 쌓아놓는 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독해기술>은 글쓰기의 기본 전제인 독해 능력을 차근차근 높일 수 있도록 쓰여진 글이다. 20년 이상을 고등학교와 대학 강단에서 문장론을 가르쳤던 이하늘씨가 저자인 까닭에 책의 구조나 내용이 무척 실용적이다. 저자는 “문장 독해의 핵심 요소는 요지 파악에 있으며 그 요지는 주제를 뽑아내는 누에고치와 같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문장 또는 글은 하나의 건축물이다. 방을 드리는 능력(단락), 계단과 통로를 빼는 능력(문맥), 광선과 바람의 엇물림을 재는 능력(문체) 등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내야 독해기술이 쌓일 수 있다. 독해의 기술이라는 단일한 주제를 놓고 전문, 부분, 문제형태별, 문장 장르별로 나눠서 분석한 내용도 이채롭다. 현장에서 아이들의 독해능력 향상에 관심이 많은 교사들이나 아이의 독해 능력 향상에 관심이 깊은 학부모들이 읽기에 적당하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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