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증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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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모·이황직·서정혁 지음, 형설출판사) 논술시험에 대한 사회적 수요 때문에 최근 몇 년 동안 글쓰기 관련 책들이 그야말로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챙겨봐야 할 책들이 있다. 대학에서 기초 교양과목을 맡아 읽기와 쓰기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교수들이 저자로 참여한 책들이 그것이다. 이런 책들을 유심히 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들이 고등학교 논술 교육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최근 대학들에서는 ‘기초학력’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바로 글쓰기를 통해서다. 이공대생들에게도 글쓰기를 강조하는 이유는 글쓰기가 기초학력을 향상시키는 데 핵심요소라는 점을 대학들이 너나없이 인식하고 있다는 징표다. 이들은 또 대학들의 논술시험 출제와 평가에서도 핵심적인 구실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이 논술시험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를 가장 정확히 알고 있다는 얘기다. <논증과 글쓰기>를 쓴 저자들도 현재 숙명여대에서 읽기와 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저자들은 머리말에서 “대학입시의 수단으로 변질될 우려는 있지만, 중등교육 단계에서는 ‘논술’이라는 이름 아래 논증과 읽기·쓰기를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면서 “대학의 교육 목표도 수동적 지식 전수에서 능동적 능력 배양으로 변화하면서 점차 논증 활동을 통한 사유와 표현의 종합 움직이 시작됐다”고 했다. 저자들은 이런 변화의 바람이 가져올 부정적 양상에 대해 우려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논증적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를 저자들은 정보사회의 요구에서 찾는다. 논리적 분석력, 비판적 사고력, 문제해결력 및 창의력 등 논증적 글쓰기로 기를 수 있는 핵심능력이 정보사회의 요구와 딱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논증은 무엇이며 어떤 구조로 이뤄지는가, 비판적 읽기가 어떻게 비판적 사고력으로 이어지는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합리적으로 제시하는 글쓰기는 무엇인가 등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책의 또다른 장점은 고전에서부터 신문 기사까지를 아우르는 예시문이 다양한 연습문제와 함께 제시된다는 것이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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