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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17 15:24 수정 : 2007.07.24 15:43

탁석산의 글짓는 도서관

글쓰기 필독서 /

글쓰기에도 매뉴얼이 있다. (난이도 중등~고1)

탁석산의 글짓는 도서관 1 :

글쓰기에도 매뉴얼이 있다 (탁석산 지음, 김영사)

글쓰기가 생각보다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글과 관련한 오해가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이다. ①누구나 노력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다 ②말하듯이 글을 쓰면 된다 ③많이 읽고 많이 써보면 글을 잘 쓸 수 있다 ④글은 서론·본론·결론으로 구성된다 ⑤글은 문장력이다 ⑥글쓰기의 궁극적 목표는 인격을 닦는 것이다.

위의 6가지 명제를 보면 누구라도 한가지씩 이상은 글쓰기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저자는 과거 문학적 의미로서의 글이 글쓰기의 전부로 여겨지던 시대는 지났다고 잘라말한다. 환경의 변화에 따라 글쓰기의 정체성도 변해야 하는데 이전 시대의 관점과 태도를 바탕으로 이뤄진 잘못된 글쓰기 교육 때문에 사람들이 글쓰기를 어려워 한다는 게 저자의 관점이다.


저자의 생각을 빌려보자면 글쓰기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노력만으로는 잘 쓸 수 없는 문학적 글쓰기와 노력을 통해 잘 쓸 수 있는 실용적 글쓰기가 그것이다. 여태까지 우리는 문학적 글쓰기의 함정에 빠져서 실용적 글쓰기를 간과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써야 하는 글은 대부분 실용적 글쓰기인데도 괜히 문학적 글쓰기를 흉내내려 하다보니 글쓰기가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글을 좌지우지하는 게 문장력이라고 보는 견해도 비슷한 맥락에서 비판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는, 낡은 관념이다.

많이 읽고 많이 써보면 저절로 글을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오해다. 다독과 다상량이라는 빛은 ‘구성’이라는 프리즘을 통과하지 않으면 무지개 색깔을 내는 글로 태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글을 구성하는 능력을 기르지 않으면 좋은 글을 쓰기 어렵다.

서론과 결론은 서비스 차원에서 두는 것뿐이고 진짜로 중요한 것은 몸통인 본론을 어떻게 쓰느냐는 것이며, 그 몸통을 논증의 형식으로 꾸미는 것이 글쓰기의 핵심이라는 저자의 주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글쓰기가 실용적 도구라는, 저자의 쿨한 태도는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여름철 소낙비 같은 구실을 한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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