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05.14 08:03 수정 : 2007.07.09 13:44

한국 10대 기업 ‘겉과 속’ ① 삼성전자

한국 10대 기업 ‘겉과 속’ ① 삼성전자
대학생에 비친 삼성전자 이미지는 ‘남성성’ 압도

취업 선호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기업들의 이미지. 이를 알아보기 위해 <한겨레>는 최근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www.jobkorea.co.kr)와 함께 대학생 2193명을 대상으로 ‘10대기업 이미지 조사’를 실시해 14일부터 격주로 소개한다. 이번 조사는 얼굴형·옷차림·직업 등 7개 항목에 대해 설문을 벌여 그 결과를 ‘의인화’했다. 조사대상에 포함된 기업 10곳은 삼성전자, 엘지전자, 에스케이(주), 현대차, 한전, 포스코, 국민은행, 롯데쇼핑, 케이티, 씨제이이며, 매출액·시가총액·올해 채용규모 등을 종합해 선정했다. 설문 응답자 중 남성은 1394명, 여성은 799명이었으며, 연령대는 △20~24살(46.5%) △25~29살(50.4%) △30~34살(3.1%) 등이었다.

삼성전자 기술총괄 기획그룹의 장형식(44) 차장은 매일 아침 7시 분당에서 수원으로 향하는 통근버스에 몸을 싣는다. 회사에 도착한 뒤 하루 일과가 공식 시작되는 8시30분까지 50분 동안을 “하루 업무의 우선순위를 고민하거나 업무관련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데 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사내방송을 10분간 시청하고 다시 그룹 또는 파트 단위로 10분 토크를 하면, 이제 공식적인 업무의 시작이다. 사내방송 시간에 해찰부리는 사람은 없느냐는 질문에 장 차장은 “경영진의 생각을 읽어야 일을 잘 할 수는 있는 법”이라며 “한눈파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임원급부터 일반사원까지 철저한 완벽주의와 실적주의를 자랑한다. 이런 조직문화는 삼성출신 임원들이 중견기업에서 선호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윤희 브랜드앤컴퍼니 부사장은 “삼성은 임직원들이 브랜드가치를 내재화하고 있는 대표 사례”라고 평가했다. ‘삼성맨’이란 무엇인가를 너무나 잘 알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모인 회사라는 것이다. 완전무결성에 대한 집착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국내 대표적인 가전업체의 전직 사장은 “이태전 티브이 광고 메시지를 보면 삼성은 휴머니즘을, 대우는 탱크주의를 내세운 적이 있다”면서 “뒤집어보면 삼성은 덜 인간적이고, 대우는 제품내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인재중시·투명성·성과보상…소패거리문화 없어
삼성 휴머니즘 뒤엔 사생활관리 ‘비인간적’ 비판 목소리도
지난해 가을공채부터 영어능력 부진자 불합격 방침 적용

삼성전자 신입사원들이 입사 직후 직무교육을 받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맨’의 정체성은 무엇이고 언제 어떻게 형성될까. 대부분의 임직원들은 삼성문화의 특징으로 △인재중시 △투명성 △업무의 깔끔함 △성과에 따른 보상 등을 꼽는다. 먼저 인재중시의 풍토는 “에스급, 에이급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경쟁에서 이기는 길”이라는 이건희 회장의 경영관과 맥이 닿는다. ‘투명성’에 대한 강조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의 한 10년차 직원은 “법인카드를 사적용도로 쓰지 않고 사생활 관리를 중시하는 모습이 ‘투명성’의 밝은 측면이라면, 사생활 간섭의 여지가 큰 이메일 수시점검 등은 ‘투명성의 그늘’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이밖에도 보고서 쓰기 훈련이 잘돼있고, 성과보상 체계가 확고하며, 학연·지연 등에 따른 소패거리 문화가 없다는 점을 회사와 임직원들의 장점으로 꼽는다.

삼성전자의 젊은 직원들 대부분은 ‘자신이 삼성맨이 된 순간’으로 입문교육을 꼽는다. 연초와 7월께 각각 그룹단위로 한달, 전자쪽에서 2주간 진행하는 입문교육은 신입사원들에게 삼성의 조직문화와 가치관을 심는 대표적인 행사다. 입문교육 때 자사 물건을 직접 팔아보는 ‘마케팅 체험’을 하는 삼성전자 신입직원들을 수원시민들이 먼저 “새로 입사했느냐”며 알아볼 정도라고 한다. 7년차 삼성전자 직원인 선아무개(33)씨는 “다른 사람이 뒤따라올 때 문을 잠시 잡아주거나, 사다리에서 힘을 뺀 채 몸을 던지면 동료들이 받쳐주는 퍼포먼스의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남들은 뭐라할지 모르겠지만 당시엔 ‘아, 삼성이라는 조직은 참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인재개발연구소의 안승준 전무는 삼성전자의 인재상을 △빠른 두뇌와 창의력·진취성을 가진 인재 △글로벌 경영환경에 맞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 △명확한 목표와 목적의식을 가지고 부단히 노력하는 인재라고 설명했다. 이공계 확보를 많이 하려하는 까닭에 전공을 전형기준에 두고 있고, 학점은 대학생활의 성실성과 전문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본다. 또 지난해 가을 공채부터는 그룹 전체가 영어회화 능력 부진자를 면접 때 불합격 처리한다는 방침을 적용하고 있다.

입사 이후 직무분야에서의 자기계발을 위한 다양한 제도·조직도 운영한다. 사내 전문 기술인력을 육성하는 첨단기술연구소와 영업·마케팅 인력을 키우는 글로벌 마케팅 연구소, 그리고 경영상의 변화를 주도·전파하는 리더십개발센터 등은 전사적 기능 연수소들이다. 또 어학과 다양한 직능분야의 사이버 교육 및 외부 전문기관 위탁교육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 신입사원들이 입사 직후 직무교육을 받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여성인력 채용에 적극적인 것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지난해말 기준 삼성전자 총직원수 8만6천명 중 여성이 37% 정도를 차지한다. 흔히 대졸공채라고 부르는 신입사원 3급 중 여성인력은 25% 정도다. 디자인경영센터의 정아무개(34) 과장은 “여성을 위한 배려는 거의 역차별이라고 할 정도”라며 “여성휴게실에 온돌방을 마련하고, 일하며 쌓인 애환을 상담하고 지원하는 열린 상담센터를 운영하는 등 섬세한 부분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삼성전자’ 하면 떠오르는 모습은?
178㎝ 키에 근육질 체형·계란형 얼굴의 30대 초반 ‘전문직 남성’

삼성전자 이미지는 도회적 느낌의 전문직 남성상.

대학생들은 삼성전자라는 이름에서 176~180㎝의 키에 근육질 체형과 계란형 얼굴인 30대 초반 전문직 남성의 모습을 떠올렸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성별이 남성이라는 응답이 74.4%에 이르러 여성(25.6%)이라는 응답비율을 압도했다. 나이는 30~34살과 35~39살이라는 응답비율이 각각 31.1%와 17.8%였다. 그밖의 항목들에 대한 응답 빈도수로 1순위와 2순위를 매기면, 얼굴형은 △계란형(29.5%) △둥근형(24.0%), 체형은 △근육질형(30.2%) △보통체형(23.3%), 키는 △176~180㎝(22.5%) △171~175㎝(19.4%), 옷차림은 △유행에 민감한 정장(40.4%)△유행 안타는 정장차림(40.2%), 직업은 △전문직(47.3%) △판매서비스직 (19.4%) 등이다.

현대차를 제외한 대부분 민간기업에서 남성상과 여성상이 경합하는 데 반해 삼성전자에서는 남성이미지를 떠올리는 비율이 높다는 점, 가전제품을 생산·판매하지만 전문직 이미지가 압도적이라는 점 등도 눈길을 끈다. 전체적으로 원숙하면서도 세련된 직장인의 모습을 떠올리는 응답자들이 많았다.임주환 기자

▶ 월 5천만원 이상 고소득자 4명중 1명 ‘삼성맨’
▶ 삼성 입사 더 ‘깐깐해진다’…영어회화 검증 철저
▶ 기업 133곳 조사 “아이디어·전문성으로 무장해야 일등”
▶ [기획연재] 삼성 vs 현대차 집중비교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한국 10대 기업 겉과 속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