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어제 그거 봤어?
|
[매거진 Esc] 너 어제 그거 봤어?
어떤 쇼보다 압도적인 쇼 보여준 나훈아셀러브리티들에게 귀한 교훈을 남기다 “이런 카리스마는 없었다.” 지난주 금요일 열린 나훈아 기자회견의 후기는 단 세 단어의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나훈아의 기자회견은 스캔들이 연예인을 죽일 수도 있을 만큼 독하고 잔인해지는 시대에 대처하는 가장 드라마틱한 방법을 보여준 사례다.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이 확인돼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떠오르는 말이 칼날로 순식간에 변하는 세상을 사는 스타와 그들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만나야 할까. <매거진t>의 백은하 편집장(사진 오른쪽)과 차우진 기자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백은하 지난주 한국 사람들의 최고 이슈는 역시 나훈아 기자회견이었다. 세계적으로는 히스 레저의 죽음이 파장을 일으켰고. 그런 뉴스들을 보면서 유명인, 요즘은 스타라는 말 대신 셀러브리티(유명인·celebrity)라는 말을 더 널리 쓰는데, 아무튼 셀러브리티의 삶이 우리에게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차우진 요즘 해외 연예뉴스에서 이혼이나 양육권 분쟁까지 거의 실시간으로 보도하는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언제 죽을까’라는 설문으로 라이브폴을 하는 사이트까지 있더라. 왜 아이비는 숨고 울기만 했을까
백 스타라는 말을 셀러브리티가 대치하게 된 건 우러러보고 흠모하던 인물이 땅바닥으로 내려온 거다. 그들의 직업적 아우라 따위는 중요하지 않게 된 거고. 일개의 유명인 정도가 된 사람들이 이처럼 그들을 땅바닥으로 끌어내린 세상과 어떻게 싸워나가느냐가 중요해졌다. 나훈아 괴소문에서 기자회견까지의 과정은 이런 현실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줬다. 차 동료들하고 같이 기자회견 중계를 봤는데, 농담 삼아 “그냥 바지를 벗지.” 말할 때 정말로 허리띠를 푸는 데 완전히 허걱했다. 그 나이에, 그 연륜에 그런 행동까지 할 줄은 상상을 못 한 거다. 그가 한 말의 진실 여부를 떠나 어떤 쇼보다도 압도적인 쇼를 보여줬다. 백 그 일련의 행동들을 보면서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게 돼 버렸다. 일개 셀러브리티가 아니라 스타로서 자신감과 쇼맨십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었던 행동이다. 그러면서 지난해 터졌던 아이비의 스캔들이 비교됐는데, 왜 아이비는 숨고 울기만 했을까. 그건 스타가 아니라 그저 일개 셀러브리티이기 때문이다. 나훈아의 대처법을 보면서 단순히 연륜이나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자존감 있는 스타로 산 사람과 그저 유명인으로 살다가 잊혀진 사람과의 차이라는 게 느껴졌다. 차 물론 남녀의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여성들이 성적인 스캔들이 터졌을 때 대처하는 방식이 잘잘못을 가리는 게 아니라 그냥 울면서 피해자 입장을 웅변하는 게 먹혀 왔으니까. 사실 남자들 역시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식이 많지 않았나. 반면 소문의 칼바람에 직접 반격하는 나훈아의 정면돌파는 신선했고, 저래서 슈퍼스타로 한 세대를 풍미했구나라고 인정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었다. 백 대중들이 가혹해졌고 셀러브리티들에게 요구하는 게 점점 더 많아지는 시대에 통제불능의 대중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에 대한 극약 처방 느낌이랄까? 지난주 히스 레저의 죽음을 두고 퍼져나간 애도의 물결을 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유니나 정다빈 자살 때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는데, 과연 살아 있을 때 그들을 그만큼 사랑했나, 살아 있을 때는 잔인할 만큼 냉정했던 사람들이 꼭 누가 죽어나가야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식으로 이야기하는 애도의 물결에는 동참하고 싶지 않다. 요즘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쫓아다니며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죽어나가야 정신을 차릴 건가 싶기도 하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몰아간 것
![]() |
아이돌 스타에서 ‘백인 쓰레기’로 내몰리고 있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
![]() |
악성루머를 정면돌파한 나훈아. 강창광
|
|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