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유상무가 개그계 입문 부추기고 김병만이 결정타 “준근아, 넌 왜 그리 느끼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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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도대체 누구야?
‘친구’ 유상무가 개그계 입문 부추기고 김병만이 결정타 “준근아, 넌 왜 그리 느끼하냐?” 그는 준 교수가 아니다. “아즈, 아즈, 아즈우우우우나” 교수다. 그를 따라 코평수를 넓히고 “아즈, 아즈”를 길게 따라 하다 보면 어떤 환각 상태에 빠진다. 걸쭉하게 녹은 버터의 바다에 빠져 유유히 배영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느끼함의 절정에 오는 쾌감, ‘준 교수의 은밀한 매력’은 거기에서 시작된다. 그렇다. 그건 시작일 뿐이다. 자주 비교되는 리마리오를 비롯해 긴 머리를 휘날리는 느끼남들은 개그 프로그램뿐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심심치 않게 봤던 캐릭터다. 준교수가 스키니진의 에스라인 엉덩이를 힘껏 내밀고 팔을 뻗어 “오! 준 릴렉스, 컴다운, 렛스 고!”라고 외칠 때 파도처럼 출렁이는 아랫배와 다소 심하게 짧은 다리로 만들어지는 저질 실루엣은 준 교수의 은밀한 매력을 한층 고양시킨다. 그리고 “우쥬 플리즈 닥쳐 줄래?”라고 짧은 영어를 과시할 때 빛나는 자아도취적 카리스마는 준 교수의 은밀한 매력을 완성시킨다. ‘우쥬 플리즈 닥쳐 줄래’에 숨은 영어 실력 그런데 영어를 써먹는 개그들과 <개그 콘서트> ‘준 교수의 은밀한 매력’이 확연히 다른 점 하나가 있다. 준 교수의 영어 발음은 꽤 정확하다. ‘저게 그냥 웃기려고 하는 게 아닌데’ 궁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준 교수 송준근(28)은 토익 특기생으로 경희대 국제경영학부에 합격한 실력의 소유자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미국에서도 살았다. 실제 영어 실력은 어떻냐고 물었더니 “우쥬 플리즈 닥쳐 줄래” 수준이라고 겸손을 떤다. 티브이 영어 강좌를 보면서 개그 연구를 하지만 송준근의 영어 실력이 준 교수를 탄생시킨 건 아니다. 그건 역시나 어머니도 좀처럼 “3초 동안 마주치지 못한다”는 3㎝ 두께의 쌍꺼풀이었다. “준교수를 함께 하는 동기들인 장효인, 허미영과 아이디어를 짜고 있을 때였어요. 김병만 선배가 툭 치면서 ‘넌 왜 이렇게 느끼하게 생겼냐’고 말하며 지나가는데, 그때 섬광이 비쳤다고 할까요?(웃음)” 머리 뒤로 후광이 생기고 새들이 날아가며 태어나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느끼해” “느끼해” “느끼해”가 오케스트레이션으로 메아리치는 순간 준 교수가 태어난 것이다.안 그래도 리마리오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해 ‘소박한’ 몸매를 십분 활용해 자신의 늘어진 배나 빈약한 엉덩이와 대화를 나누는 4차원 개그를 개발했다. “처음 아이디어 검사받으러 갔을 때, 가발 쓰고 까만 쫄티에 까만 스키니진을 입고 작가실에 들어갔어요. 김석윤 감독님이 절 보고 픽 웃으시더라구요. 그러고 나서 연기를 했는데 감독님이 “‘평소 네 이미지와 달라서 내가 웃을 수도 있는 거니까, 작두 한번 타보자’고 말씀하셨죠. 그런데 첫주부터 반응이 빨리 와서 깜짝 놀랐어요.” 조용조용하고 고분고분하던 그의 ‘거친’ 변신에 가장 많이 놀란 건 이처럼 주변의 동료와 선배들이었다. 시청자들 중에서는 아직도 “김덕뱀다”(‘집중토론’)의 그 김덕배가 이 준 교수인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개그콘서트〉에서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준교수의 은밀한 매력’의 송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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