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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정성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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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도대체 누구야? / 뮤지컬 배우 정성화
<맨 오브 라만차>에서 주연 맡은 개그맨 출신 뮤지컬 배우 정성화
당신의 관심사 또는 취향을 엿볼 수 있는 물음 하나.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8월3일 개막)에 조승우와 함께 돈키호테로 나오는 정성화(32)는 누구일까요? “와, 정성화 이제 완전 떴네!” 하고 말한다면 당신은 그가 출연한 <아이 러브 유> <올 슉 업> 등 히트작들을 섭렵한 뮤지컬 애호가다. “정성화가 도대체 누구지?”란다면 옆의 사진을 보시라. “아, <카이스트>에서 실없는 대학원생으로 나왔던 탤런트?”라고 말한다면 진득한 드라마 시청자, “틴틴파이브의 그 개그맨이잖아”라고 한다면 1990년대 중반부터 코미디 프로그램을 열심히 챙겨본 연륜 있는 코미디팬이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십년 넘게 텔레비전, 문화생활과 담쌓고 살아온 고시생일 가능성이 높다.
‘절대지존’조승우와 어깨 나란히
이 밖에도 그에게는 <황산벌> <도마뱀>에 출연한 영화배우, 지금까지 인터넷에 떠돌 정도로 대박을 쳤던 라디오 드라마 <배철수의 고우영 삼국지>에서 장비역과 함께 각종 효과음까지 도맡았던 성우까지 다양한 직함이 있다. 이 모든 역할의 공통점은 웃음을 주었다는 것이다. “저도 나름 산전수전 다 겪었어요.(웃음) 14년이나 활동했으니까 익숙한 얼굴이지만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으니 무명과 다름없었죠.”
현재 뮤지컬계의 절대지존이라 할 만한 조승우와 나란히 어깨를 겨루면서 뮤지컬 배우로 톱 클래스에 이름을 올린 그이지만 먼 길을 돌아온 것이라 생각한다면 틀렸다. “중고등학교 때 성가대에 참가하면서 노래연습도 많이 했지만 가수나 뮤지컬 배우를 꿈꿨던 적은 없어요. 오락부장 출신들이 대개 그렇듯 개그맨을 하고 싶었고, 서울예대 연극과에 들어간 것도 유명한 개그 동아리가 있어서였거든요.” 대학교 2학년 때 개그맨이 됐고, 순풍에 돛단듯 개그맨을 하다가 군대를 다녀왔을 때 예능 피디 출신으로 <카이스트>를 연출했던 주병대 감독을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났다. “안부 인사하고 며칠 지났는데 <카이스트>를 같이 해 보자고 하셔서 너무 좋았어요. 그때 마침 코미디 스타일이 지금의 <개그 콘서트>처럼 스탠딩 개그 형식으로 바뀌는 중이었는데, 저는 극 형식이 더 맞았거든요.”
그렇게 드라마를 하다가 틴틴파이브를 함께 했던 표인봉의 추천으로 연극 <아일랜드>를 했고, 그 작품을 본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대표의 제안을 받아 <아이 러브 유>까지 달려가게 된 것. “겁이 없었죠.(웃음) 이런저런 무대 경험이 많아서 사실 두렵거나 고민이 되지는 않았어요. 또 호기심이 많아 새로운 기회가 오면 놓치지 싶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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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정성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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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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