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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2.03 17:40 수정 : 2008.12.03 17:40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와규 생갈비, 시사모 구이, 된장찌개, 김치말이 국수

[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 | 와규전문점 미우미우

식당 소개 글을 쓰면서 고깃집을 한번쯤 추천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광우병 파동도 주저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였지만 그 외에도 식당들의 고기 질이 일정치 않은데다 유명 고깃집들의 천정부지로 비싼 값을 보면 도저히 천거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와규 전문점 미우미우는 최고 수준의 고기 맛에 비해서 가격은 합리적인 편이라 그런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고 소개할 수 있는 집이다.

와규(和牛)는 원래 일본소라는 뜻의 일본말이지만 지금은 ‘맛있고 비싼 소고기’란 의미로도 통용되는 단어다. 일본은 7세기 이후 무려 1200년 동안이나 국법으로 육식을 금지해 오다 메이지유신 이후 고기를 먹게 된 나라다.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고, 그때부터 전세계의 우량 육우들을 들여다가 일본 재래종과 교잡시켜 만든 명품 소가 바로 와규다. 이때 수입해간 소 중에는 한우도 있었고 그 후예가 일본에서는 드문 누렁소인 고치(高知)와규라는 설이 있으나 확인할 길은 없다. 와규 중에서도 일본의 3대 소로 이름이 알려진 고베(神戶)와 마쓰자카(松坂)및 오미(近江)의 검정 소는 태어날 때부터 협회에 등록되어 ‘혈통증명서’까지 발급받아야 할 정도로 까다롭게 관리되고 고급 사료와 마사지에다 맥주와 청주까지 먹여가며 사육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환상의 마블링을 가진 와규는 이제 세계의 일류 레스토랑에서도 비싼 값으로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 오죽하면 우리 대통령까지 축산 농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우를 일본의 화우처럼 마리당 일억 나가는 소로 고급화를 해나가자고 강조했겠는가 말이다.

미우미우의 와규는 일본 토종이 아니라 호주산이다. 일본 와규를 호주에서 수입하여 와규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애버딘앵거스종과 다시 교배시켜 청정 지역에서 곡물사료로 비육한 최상급 소의 고기다. 맛은 일본산에 비견할 만하나 값은 싼 것이 장점이다. 강석훈(37) 사장은 모 대기업의 식품수입 파트에서 일하다 호주산 와규에 매력을 느껴 사업에 뛰어들었다. 항상 최상의 고기를 제공하려는 그는 고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은 아예 손님상에 내놓지 않을 정도로 까다롭다. 미우미우의 와규는 부드럽다.

예종석의 맛있는 집
지방이 눈처럼 퍼져 있는 생갈비나 꽃살을 숯불에 슬쩍 익혀 먹으면 씹을 틈도 주지 않고 녹는 느낌이다. 풍부한 맛 때문에 마음처럼 많이 먹어지지가 않아서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서 경제적인 측면도 있다.

밑반찬도 정갈하며 식사로 나오는 김치말이국수나 된장찌개도 맛이 개운한 것이 끝마무리로 제격이다. 값은 가장 비싼 생갈비가 1인분에 3만5000원이며 꽃살은 2만7000원, 꽃등심은 2만4000원, 갈비살은 1만2000원이다. 방이동 올림픽공원 네거리에 있으며 전화번호는 (02)425-2581이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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