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7.16 21:00
수정 : 2008.07.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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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담동 하루에 포차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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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 서울 청담동 하루에 포차
지구촌 곳곳에서 타이 음식이 뜨고 있다. 타이는 중부지방에 엄청난 규모의 곡창지대를 갖고 있고 연 평균 섭씨 28도를 웃도는 기온으로 열대과일과 채소 또한 풍부하며 남부지방은 바다로 둘러싸여 해산물까지 흔하다.
타이 음식은 중국·인도·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으면서 나름대로 독특하게 발전해 왔다. 예를 들어 과거 중국 남부의 광둥성이나 푸젠성 사람들이 타이로 많이 이주해 갔기 때문에 젓가락과 냄비(웍)등 식기와 조리기구는 물론 면류와 장류 등 음식문화에서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커리를 흔히 먹는 것은 인도의 영향이며, 타이 사람들이 유난히 좋아하는 매운 고추는 포르투갈에서 유입된 것이다.
조리할 때 코코넛밀크와 남플라(생선소스)를 많이 쓰고 팍치(고수), 깔랑갈, 레몬그라스, 라임, 민트 등의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는 것도 타이 음식의 특징이다. 이렇듯 해산물과 채소 위주이면서 기름과 육류는 적게 쓰는 타이 전통조리법은 세계적으로 번지는 건강 열기에 힘입어 더욱 각광을 받는다. 게다가 타이 음식은 안남미이긴 하지만 쌀이 주식이고 매운 양념을 많이 쓰는데다 음식을 상에 한꺼번에 차려먹는 관습까지도 우리와 흡사해 한국 사람들도 쉽게 친해지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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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빠롯, 미양허이낭롬, 똠냥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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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타이 음식을 서울에서 제대로 한번 해 보겠다고 문을 연 곳이 바로 청담동의 ‘하루에 포차’다. 10여 년 전 주택가였던 청담동에 하루에를 개업하여 강남에 카페시대를 열었고, 이어서 중국식당, 이탈리안과 프렌치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요식업계의 트렌드 세터로 이름을 굳힌 주수암·주동률 형제가 타이 음식에 귀착하게 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뉴욕에서 패션사업을 하면서 오랫동안 살았고 사업관계로 세계 각지를 빈번하게 여행하면서 다양한 음식을 접해 온 그들이 타이 음식의 매력과 경쟁력을 간과할리 없기 때문이다. 외국의 대중음식들이 서울에만 오면 고급으로 둔갑하는 것을 항상 안타깝게 생각해 온 그들은 하루에 포차에서는 타이 음식의 서민성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물론 장소가 임대료 비싸기로 유명한 청담동이고 보니 타이의 길거리 음식점을 재현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는 젊은이들을 겨냥하여 저렴하면서도 본격적인 타이 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식당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그래서 이름도 하루에 포차로 지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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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의 맛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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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의 맛을 내기 위해 타이에서 요리사를 세 사람이나 모셔왔고 재료도 될수록 현지 것을 쓴다. 서울에서 구하기 힘든 채소는 직접 재배해서 쓸 정도이지만 고추만큼은 타이의 프릭카누가 너무 자극적이라 우리 청량고추를 대신 쓴다. 누들 샐러드인 얌운센과 매콤한 새우찌개 똠냥꿍, 공심초 된장볶음빳빡뿡, 게살 볶음밥 까오빳뿌 등을 특별히 추천한다. 주류는 소주에서 청주·와인까지 골고루 갖췄으며, 음식값은 대체로 1만원에서 2만원 사이다. 전화번호 (02)546-9981.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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