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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폴
파스타의 기원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지만 그중에서 널리 유포된 것은 마르코 폴로 도입설이다. 동방견문록의 저자인 마르코 폴로가 1295년 중국 여행에서 돌아올 때 면 제조기술을 가지고 와서 이탈리아에 퍼뜨렸다는 속설인데 그것을 반박하는 주장도 많다. 동방견문록 자체가 허구라는 지적도 있고 마르코 폴로 시대 이전의 기록에서도 파스타가 이탈리아에 존재했던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는 것이다. 유래가 무엇이든 간에 이제 파스타는 세계인의 음식이 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양식당을 찾기가 비교적 용이하지만 분당 같은 신도시에 가서 식사를 할 때면 장소 선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곤 한다. 도시의 역사가 짧다 보니 믿고 찾을 만한 식당도 드물지만 파스타 같은 메뉴를 하는 레스토랑, 그것도 제대로 하는 곳은 존재 자체를 찾아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분당에 최근 괜찮은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문을 열어 파스타 마니아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궁내동의 폴이 바로 그 집이다. 강남의 학동에서 생면 파스타로 이름을 떨치던 폴이 이사를 간 것이다. 폴의 경영자는 멋쟁이로 유명한 여성기업인이자 우크라이나문화원장으로 민간외교의 일익을 담당하는 심실 회장이다. 패션뿐 아니라 음식에도 일가견을 가진 심회장이 분당 지역에 갈 만한 레스토랑이 드물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던 끝에 직접 건물을 짓고 식당을 내게 되었다. 주방을 지키는 이영주 주방장(38)은 남산의 라쿠치나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이로 파스타와 피자는 물론 다양한 이탈리아 요리에 실력을 발휘한다. 파스타는 학동 시절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생면을 고집하고 광우병 파동 이후 전량 횡성 한우로 바꾼 스테이크는 야외에 설치한 바비큐그릴에서 참나무숯불에 구워낸다. 음식이 골고루 맛있지만 심플한 마르게리타 피자 및 꽃게와 한치 튀김, 킹크랩 스파게티, 오징어먹물 링귀니 등을 특히 추천하고 싶다. 200여종의 와인들로 구성된 와인리스트는 신세계와 구세계의 와인을 골고루 구비했으며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오랜 경력을 지닌 미국인 소믈리에 노엘 니콜스씨는 손님이 주문한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을 자상하게 추천해 준다. 그가 폴에서 주재하는 와인클래스는 이미 분당 지역에서 상당한 인기를 끄는 중이다.
예종석의 맛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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