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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5.28 21:52 수정 : 2008.05.28 21:52

맨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튜나타타르타워, 생선요리, 내부사진, 문어요리.

[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 | 뉴욕 고담 바 앤 그릴

〈자갓서베이〉가 선정한 2007년 뉴욕 10대 레스토랑 명단에도 고담 바 앤 그릴은 어김없이 그 이름을 올렸다. 84년에 문을 열었으나 영업이 지지부진하던 식당이 이듬해 젊은 셰프 알프레드 포테일이 합류하자 순식간에 이름을 떨치기 시작하더니 곧 뉴욕 최고의 식당으로 자리 잡아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뉴 아메리칸 퀴진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인 포테일은 혁신적인 조리법으로 미국 요리계의 변화를 주도하며 많은 요리사들에게 영향을 끼친 인물이기도 하다.

완벽주의자이며 멋쟁이인 포테일은 원래 보석디자이너로 일했으나 요리에 관한 열정을 억누르지 못하여 유명 요리학교인 미국요리학교(CIA.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 입학하여 1981년 일등으로 졸업한다.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한 그는 이어서 프렌치의 본고장인 프랑스로 건너가 〈미슐랭가이드〉별 세개에 빛나는 전설적인 요리사 미셸 게라르와 미셸 트로와그로 및 자크 막시맹 등 3인의 휘하에서 다양한 요리를 경험하며 기량을 연마하였다. 이탈리아인의 혈통을 가진 그는 프랑스 요리로 기본을 배우고 지중해 음식과 아시아 요리의 진수를 받아들여 그만의 조리법을 창조해 내었다. ‘클린 쿡킹’으로 요약되는 그의 요리철학은 한마디로 재료 본질의 맛이 소스에 의해 가려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요리 재료에 집착이 강한 그는 싱싱한 참치를 찾아 헤매다 적절한 구매처를 찾지 못해서 한동안 맨해튼의 일식집에서 고가의 횟감을 사다 썼다는 일화를 남길 정도다.

그는 음식의 품질과 서비스에 관한 한 철저하게 일관성을 추구하나 그 외의 것은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한다. 그래서 고담 바 앤 그릴은 계절마다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며 와인 리스트와 실내장식도 계속 바뀐다. 그의 재능과 노력을 높이 산 제임스베어드재단은 93년에 그를 뉴욕 최고의 요리사로, 96년에는 미국 최고의 요리사로 선정한 바 있다. 높은 천정과 넓은 창으로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고담 바 앤 그릴은 그 이름처럼 활기 넘치는 바로도 유명한데 혼자 가는 여행객들도 바에 앉으면 눈치 보지 않고 식사할 수 있어 좋다. 점심때 가면 맨해튼의 ‘베스트 밸류’라는 평가를 받는 세트메뉴를 31달러에 먹을 수 있다.

그는 음식을 높이 쌓는 독특한 프레젠테이션으로 수직요리의 창시자라 불리며 요리를 건축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의 대표요리인 씨푸드샐러드나 참치타타르는 그의 그런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메뉴다. 그릴에 구운 문어나 킹크랩 리조토, 미소에 절인 흑대구 등도 추천할 만한 요리다. 디저트로는 유명한 고담 초콜릿케이크와 호박수플레가 맛있다. 애피타이저는 대체로 20달러 안팎, 메인은 40달러 안팎이며 디저트는 12달러 균일가이다. 550종류 2만병에 이르는 수준급의 와인셀러를 구비하고 있으며 미국 와인의 구색이 특히 뛰어나다. 12번가 12이스트(12E 12th St)에 있으며 전화번호는 212-620-4020이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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