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농어 카르파치오, 홍합,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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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예종석의 맛있는 집/ 그 안에 맛있는 이탈리안
식당 치고는 범상찮은 이름을 가진 그 안은 외관 역시 예사롭지 않은 장충동의 웰컴씨티 안에 자리잡고 있다. 어슷비슷한 서울의 빌딩들 중에서 돋보이는 자태를 자랑하는 웰컴씨티는 밖에서 안을 읽고, 면을 통해서 공간을 읽는다는 평을 듣는 건축가 승효상이 한국 건축문화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건물도 특이하지만 그 안은 ‘그 안에 맛있는 이탈리안’이라는 정식 옥호처럼 특별한 맛을 내는 식당이다. 평소 음식은 정성과 재료가 생명이라 생각해 왔고, 그래서 식당을 고를 때도 그런 가치를 추구하려는 요리사의 사람 됨됨이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왔다. 그 안의 주방을 지휘하고 있는 김인수 셰프는 바로 그런 기준에 딱 들어맞는 인품의 소유자다. 그는 음식 맛의 비결을 신선한 재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대표이사가 된 지금도 새벽마다 시장에 직접 나가 가장 신선한 요리 재료를 골라 온다. 그가 만들어 주는 농어 카르파치오는 여느 일식집의 회보다 더 싱싱하다. 생선도 일급 횟감이 아니면 아예 쓰지를 않기 때문이다. 홍합찜이나 봉골레 스파게티에 듬뿍 들어 있는 조개류에서도 바다 냄새가 물씬 난다. 그는 채소와 과일도 그날 산 것은 그날 모두 소비한다는 원칙을 개업 이래 지켜 왔다. 김 셰프의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 덕분에 그의 음식은 항상 진화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해마다 짬을 내서 이탈리아로 음식 연수를 가며 다녀온 뒤에는 매번 새로운 메뉴를 시도한다. 그래서 그 안에 갈 때는 언제나 새로운 요리가 기대된다. 그는 젊지만 맛에 관한 한 보수적이라 요즘 유행하는 퓨전보다는 정통 이탈리아식을 고집한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본토의 맛을 제대로 구현하고자 프로슈토나 파마산 치즈를 덩어리째 들여와 손님테이블 옆에서 직접 잘라 대접할 정도다. 빵은 물론 주방에서 구워내고 파스타도 직접 반죽해서 만든 생면을 쓴다. 그는 고대 이탈리아 역사에 최초의 요리평론가로 기록되어 있는 아케스트라투스의 주장처럼 최고로 신선한 제철재료를 향신료로 가리지 않고 요리하느라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
예종석의 맛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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