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4.16 22:21
수정 : 2008.04.2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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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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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뉴욕 펠리디아
‘펠리디아’는 미국 요리계에서 여걸로 통하는 리디아 바스티아닉이 경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이탈리아 요리의 퍼스트레이디로 알려지기도 한 리디아는 지금은 크로아티아 영토가 되었지만 한때는 이탈리아 땅이었던 이스트리아 출신이다. 그는 작은 여관을 경영하던 음식 솜씨 좋은 할머니 슬하에서 자라 어려서부터 요리를 알았다. 1958년에 가족과 함께 기회의 땅 미국으로 이민을 갔는데, 가족의 생계를 위해 14살부터 나이를 속이고 베이커리에서 일했다. 리디아는 71년에 처음으로 퀸즈에 식당을 열었고 그곳에서 요리사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그 뒤 81년 맨해튼으로 진출해 펠리디아를 연 이래 오늘날까지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수없이 많은 식당들이 명멸하는 맨해튼에서 30년 가까운 세월 건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펠리디아의 진가는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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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벗(왼쪽)과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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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리디아는 단순한 요리사가 아니다. 93년, 유명한 요리사 줄리아 차일드가 진행하던 티브이프로그램 “거장과 함께하는 요리”에 출연한 이래 “리다아의 가족 식탁”, “리디아의 이탈리아” 등 티브이 요리 프로그램을 여러 개 진행했고 베스트셀러 요리책 6권을 펴내기도 했다. 그 사이 그의 레스토랑은 벡코, 리디아의 피츠버그, 리디아의 캔사스시티까지 해서 네 군데로 불어났다. 자신의 이름을 붙인 명품 파스타 소스를 팔기도 하고, 나아가 고품격 이탈리아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그는 요리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할 만한 제임스 베어드 상을 여러 번 받았고, 펠리디아는 <뉴욕타임스>에서 별 셋 레스토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리디아의 왕성한 활동은 요리에서 그치지 않고, 유니세프를 통한 제3세계 여성 지원활동에도 적극 참여했고 리디아 재단을 설립해 자선사업 분야에서도 맹활약하고 있다. 그는 요리를 자신의 할머니와 어린 시절 등 과거와 연결시켜주는 고리라고 믿어 전통적인 요리 방식을 고집한다. 그래서 가장 이탈리아 음식다운 맛을 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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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의 맛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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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펠리디아에 가면 반갑게 손님을 맞이하는 리디아를 만날 수 있다. 남부의 시실리 출신인 수석 요리사 폴투나토 니코트라는 북부 출신인 리디아와 조화를 이루며 각종 이탈리아 음식을 요리해 낸다. ‘웨딩 필로우’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진 펠리디아의 대표 메뉴 ‘크라피’는 이스트리아의 전통 결혼식 음식으로, 세 가지 치즈와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 그 맛이 절묘하다. 대부분의 요리가 20달러 내외이며 티라미수와 파고티노 등 달콤한 디저트는 모두 10달러 균일가이고 내용이 충실한 런치스페셜은 29달러50센트이다. 리디아의 큰아들인 와인마스터 조셉 바스티아닉이 구성한 와인리스트는 바롤로에만 6페이지를 할애할 정도로 풍성하며 모든 디저트에도 잘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 놓을 정도로 자상하다. 주소는 동부 58번가 243번지(243 East 58th St)이며 전화번호는 212-758-1479이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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