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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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 오키친
외국 음식에 정통하다는 사람들은 흔히 일본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음식이나 프랑스 레스토랑 음식이 본고장의 음식보다 더 맛있다고 한다. 실제로 최근 <미슐랭 가이드>는 도쿄 레스토랑 가이드를 펼치면서 무려 191개의 별을 쏟아내 서구의 요리사들을 발끈하게 한 바 있다. 파리의 레스토랑이 총 64개, 뉴욕이 42개의 별을 획득한 것을 생각하면 그들의 흥분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미슐랭 가이드> 쪽은 “이번 결과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아마 도쿄를 안 가본 사람일 것”이라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일본이 이렇듯 세계적인 미식의 고장으로 자리잡게 된 데는 메이지유신 이후 서양 문물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인 것도 공헌했지만 많은 일본 젊은이들이 일찌감치 해외로 나가 서양의 요리를 접하고 익힌 것도 크게 기여하였다. 가회동과 이태원에서 부인인 푸드아티스트 오정미씨와 함께 ‘오키친’을 경영하는 셰프 스스무 요나구니도 그런 젊은이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비틀스를 만날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꿈을 안고 20대 초반의 나이에 일본을 떠나 영국으로 가서 접시 닦는 일로 요리의 길에 입문했다. 그러고는 뉴욕과 이탈리아 등지에서 20여년의 경력을 쌓은 뒤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뉴욕 일류 레스토랑의 주방장에 오른 인물이다. 그와 동년배로 비슷한 시기에 일본을 떠나서 남미를 떠돌던 노부가 일본 음식에 서양의 센스를 가미한 퓨전 요리로 미국을 석권했다면, 그는 서양 요리에 일로매진하여 뉴욕 요리계의 중심에 섰던 것이다.
시계방향으로 피칸파이, 리조또, 생선요리, 오리콩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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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의 맛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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