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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음식 왕자’ 도다리쑥국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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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통영 분소식당
따뜻한 기후와 아름다운 다도해로 유명한 통영의 봄소식은 쑥이 제일 먼저 전한다. 동장군이 채 물러가기도 전인 정월대보름께만 되면 통영의 쑥은 아직 녹지 않은 언 땅을 뚫고 그 이름처럼 쑥쑥 올라오기 시작한다. 쑥은 단군신화에 등장할 뿐 아니라 예로부터 악귀를 물리치고 액운을 없애준다고 알려져 우리네 생활과 밀접한 인연을 맺어 왔다. <동국세시기>를 보면, 삼월삼짇날이나 단옷날에 쑥떡을 만들어 먹었다고 하고, 또 단오에는 쑥을 지붕에 얹어 두거나 아녀자들이 머리에 꽂기도 하고 쑥물에 목욕을 했다고도 한다. 아무튼 쌉싸래한 맛과 독특한 향은 식욕 떨어지는 봄에 입맛을 당기게 해주는데다 무기질과 비타민 함량이 풍부해 몸에도 좋다. 쑥이 파릇파릇 돋아날 때쯤이면 통영 연안 청정해역에 사는 도다리들도 산란기를 끝내고 살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이즈음의 도다리는 맛도 좋고 영양도 만점이다. 이 둘이 만난 것이 바로 통영의 명물인 도다리쑥국이다. 육지와 바다에서 나는 제철 먹거리들을 합해서 국을 끓여먹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쑥은 향으로 먹고 도다리는 맛으로 먹는다. 살이 부드럽고 뼈도 연한 봄도다리와 양지바른 곳에서 캐낸 향긋하고 야들야들한 어린 쑥을 넣고 끓인 도다리쑥국은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제철음식의 왕자다. 예전의 통영 어머니들은 이런 도다리쑥국을 보양식이라고 믿어 봄이면 싫어하는 아이들은 매질까지 해가며 꼭 몇 그릇씩 챙겨먹였다고 한다. 하긴 보약이 별건가 제철음식이 보약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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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방향으로 밑반찬류, 도다리 회, 멸치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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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의 맛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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