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신문지 같이 기다란 메뉴, 굴튀김, 굴과 조개.
|
[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 / 뉴욕 오이스터 바 앤 레스토랑
서양 사람들은 옛날부터 굴을 최고의 정력제로 여겨왔다. 해산물을 날 것으로 먹지 않는 서양 사람들이 유일하게 생으로 먹는 것이 굴이다. 유럽의 역사에 등장하는 굴 마니아는 수 없이 많다. 고대 로마의 정치가 세네카는 매주 1200개 이상의 굴을 먹었다고 하고, 황제 비텔리우스는 한 끼에 1000개의 굴을 먹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진다. 프랑스의 앙리 4세는 식사하기 전에 전채로 300개의 굴을 해치웠다고 하고 나폴레옹은 전쟁터에서도 굴을 끊이지 않고 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문호 발자크도 한번에 144개의 굴을 먹었다는 기록을, 철혈재상으로 유명한 비스마르크는 한꺼번에 175개의 굴을 먹어치웠다는 일화를 남겼으며, 미식가로 유명한 브리야 사바랭은 자신의 명저 〈미각의 생리학>에서 서른다섯 다스의 굴을 먹은 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기록했다. 굴 애호가 이야기의 백미는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이다. 화려한 여성 편력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카사노바는 매일 아침 여성과 욕조에 몸을 담근 채 50개씩의 생굴을 먹고 사랑을 나누었다고 한다.
미국인들도 유럽사람 못지않게 굴을 좋아한다. 맨해튼 거리를 걷다 보면 심심치 않게 ‘오이스터 바’라고 써 붙인 간판을 만나게 된다. 그런 오이스터 바들의 원조쯤 되는 곳이 42번가의 그랜드 센트럴 역 지하의 오이스터 바 앤 레스토랑(통칭 오이스터 바)이다. 1913년에 문을 연 오이스터 바는 윌슨 대통령 이래 역대 대통령이 손님이었고 그중에서도 트루먼과 케네디 대통령은 단골이었을 정도로 유서 깊은 해산물 전문식당이다. 굴만 해도 미국 전역에서 공수해온 30여 가지를 항상 준비한다.
예종석의 맛있는 집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