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종석의 맛있는 집 /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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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 / 홍콩 스위트다이너스티
후식을 뜻하는 영어 단어 ‘디저트’는 ‘식탁을 정리한다’라는 뜻의 프랑스어 ‘데세르비르’(desservir)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후식은 식탁을 깨끗이 치운 뒤에 제공되는 것이 상례이다. 그러니까 한 끼의 식사 마무리가 후식이다. 또 후식은 그날의 주된 음식을 맛있게 느끼게 하는 몫도 있다. 후식을 먹은 흔적은 고대의 유물에서도 발견된다지만 오늘날처럼 코스 요리의 한 부분이 된 것은 19세기 이후라고 한다. 후식에는 치즈나 과일 종류도 포함되지만 대체로 달콤한 음식이 대종을 이룬다. 그래서 디저트의 확산은 설탕의 대중화와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아무튼 후식은 각 나라의 음식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디저트와 동의어로도 쓰이는 영국의 푸딩이나 프랑스의 수플레, 이태리의 티라미수 등이 대표적인 나라별 후식이다. 중국 사람들도 다양한 디저트를 즐기는데 광동지방의 대표적인 후식으로는 현지 사람들이 ‘통수이(糖水)’ 또는 ‘티안탕’이라고 하는 스위트수프를 꼽을 수 있다. 스위트수프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널리 알려진 것으로는 아몬드수프·호두수프·깨수프 등이 있다. 각종 스위트수프에 두부 푸딩을 넣은 것까지 합하면 수프 종류만 해도 20여 가지에 이른다. 이런 스위트수프로 홍콩에서 이름을 떨치는 식당이 바로 스위트다이너스티(糖朝)이다. 침사추이의 로열퍼시픽 호텔과 캔톤 로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스위트다이너스티는 늘 사람들로 붐빈다. 현지의 젊은이들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관광객에다 때로는 홍콩과 일본의 연예인들까지 눈에 띈다. 요즘 젊은이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야말로 ‘물’이 좋은 곳이다. ‘통수이’를 직역하면 ‘달콤한 물’이 되는데 메뉴의 ‘물’도 좋고 손님의 ‘물’도 좋은 셈이다. 사람이 모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음식이 맛있기 때문이다.
예종석의 맛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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