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품진미’을 원한다면 오라

샥스핀 볶음

[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 홍콩 푸퉁 캔토니즈 퀴진

‘산과 바다에서 나오는 온갖 재료로 만든 진기한 음식’을 우리는 산해진미(山海珍味)라고 하는데 중국 사람들은 산진해미(山珍海味)라고 표현한다. 그 해미 중에서도 중국인들이 3대 진미로 꼽는 것이 샥스핀(상어지느러미), 제비집, 전복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매년 1억 마리 정도의 상어가 포획된다고 하는데 그 대부분이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샥스핀 요리의 재료로 쓰인다고 한다.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구조 협회는 샥스핀 수프를 세계 상어의 생존을 위협하는 음식으로 꼽기도 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은 상어의 멸종 위기를 막기 위해 상어의 몸에서 지느러미만 떼어내고 몸통을 바다에 버리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할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의 상어지느러미 사랑은 식을 줄을 모른다. 광둥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샥스핀이 없는 연회는 연회라 할 수 없다’(無翅不成席)라는 말처럼 중국인들의 잔치에는 빼놓을 수 없는 메뉴이기 때문이다. 샥스핀은 사회적 지위와 부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노화를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에 중국 사람들이 더욱 열광한다고 한다.

게 요리

제비집 요리에 쓰는 제비집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제비가 작은 물고기와 해초를 물어다 만든 둥우리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제비는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의 해안절벽이나 동굴 속에 서식하는 금사연(金絲燕)이라고 불리는 칼새 종류를 말한다. 요리 재료로 사용되는 둥우리는 칼새의 침샘에서 뱉어낸 끈적끈적한 분비물로 만들어진다. 말하자면 칼새의 침으로 만든 집인 것이다. 칼새는 바닷가의 절벽에 둥우리를 짓기 때문에 그것을 채집하려면 목숨을 걸 정도의 위험부담이 따르므로 가격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제비집 요리는 예로부터 피부미용에 좋다고 알려져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실제로 <본초강목습유>(本草綱目拾遺)에는 제비집의 효능으로 ‘피부를 윤택하게 하며 혈액에 유익해서 생기가 나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제비집에도 등급이 있는데 색이 희고 이물질이 전혀 섞이지 않은 최상품을 ‘관연’(官燕)이라 하고, 중급품을 ‘모연’(毛燕), 하급품은 ‘연사’(燕絲)라고 한다.

말린 전복

전복 또한 광둥 사람들이 극품진미(極品眞味)로 꼽는 귀한 재료이다. 전복에는 아르기닌이라는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어 강장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시신경의 피로에도 뛰어난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홍콩의 완차이에 있는 푸퉁 캔토니즈 퀴진(富東菜)은 이렇게 귀한 해산물 요리를 골고루 잘하는 것으로 이름이 난 집이다. 홍콩 미식가들의 단골집으로도 유명한 이 집은 기름과 양념을 적게 써서 담백한 웰빙 요리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집의 조리장인 임영춘(林永春)씨는 ‘전복대왕’으로 불리는 전설적인 요리사 양관일(楊貫一)의 뒤를 잇는 인물로 알려진 홍콩의 스타 셰프이다. 록하트 로드의 화니(華美)호텔 3층에 있으며 전화번호는 (852)2527-0311이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