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8.29 17:30
수정 : 2007.08.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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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게의 뼈와 살이 타는 밤 / 홍콩 스노가든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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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홍콩 스노가든 레스토랑
무더위가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중국의 미식가들은 들뜨기 시작한다. 중국인들이 천하일미라고 극찬하는 상하이 다자셰(上海大閘蟹), 즉 상하이 게가 나오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는 ‘상하이 크랩’이라는 영어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진 상하이 게는 요즘은 미국, 일본, 심지어는 유럽에까지 널리 알려져 가을이 되면 각국의 유명 중국식당들은 이 게를 주제로 한 축제를 앞 다투어 열 정도이다. 상하이 게의 정식 이름은 중화융모해(中華絨毛蟹)라고 하는데, 이름 그대로 몸에 털이 많은 민물게이다.
상하이 크랩이라는 통칭대로라면 상하이의 특산물일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사실은 쑤저우의 양청호(陽澄湖)에서 나는 게를 지칭한다. 옛날부터 미인이 많기로 유명한 쑤저우의 아리따운 여인들이 어릴 때부터 먹고 자란 게 요리법을 대도시 상하이로 많이 시집가면서 전파시켜 상하이 게라는 호칭을 얻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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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게의 뼈와 살이 타는 밤 / 홍콩 스노가든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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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미식가들은 상하이 게를 먹을 때 흔히 9월에는 암컷을 먹고, 10월에는 수컷을 먹는다고 하는데 음력 9월이면 암컷의 배에 알이 가득 차고 10월이 되면 수컷이 살이 오르면서 맛이 좋아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게를 뒤집어 봤을 때 배 모양이 둥근 것이 암컷이고 가운데에 뾰족한 문양이 있는 것이 수컷이다. 중국 사람들은 양청호의 게라면 돈을 아끼지 않고 먹는데, 먹을 때도 각종 도구를 사용해서 만만디로 살을 속속들이 발라 깨끗하게 먹는다. 게를 제대로 먹는 사람은 다 먹은 뒤에 껍질을 다시 맞추어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상하이 게를 먹을 때의 반주로는 백주가 아닌 황주를 곁들여야 제맛인데 그중에서도 루쉰의 고향인 사오싱(紹興)에서 나는 사오싱주(紹興酒)를 으뜸으로 친다. 사오싱주는 15도 정도의 암갈색 순곡주로 청주처럼 중탕을 해서 마시거나 차게 마시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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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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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력으로는 10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절정을 이루는 양청호의 게는 대부분 상하이와 홍콩 등지로 팔려 나간다. 그런 상하이 게를 우리 여행객들이 많이 가는 홍콩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속지 않고 맛볼 수 있는 곳이 ‘스노가든 레스토랑’(雪園飯店)이다. 스노가든은 홍콩에서 널리 알려진 상하이음식 전문식당으로 특히 게찜, 게 샤오룽바오(小龍包) 등 각종 상하이 크랩 요리로 크게 이름을 얻고 있는 집이다. 게 요리 외에도 청어나 족발, 중국 햄 요리 등 상하이음식은 골고루 잘한다. 전화번호는 노스 포인트에 있는 본점이 852-2571-4247이며 코즈웨이 베이에 있는 분점은 852-2881-6837이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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