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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22 16:26 수정 : 2007.08.22 16:26

예종석의 맛있는 집/ 인천 화선회집

[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 인천 화선회집

예로부터 삼복더위에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개장국은 삼품이라고 했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여름을 나는 음식으로 보신탕이나 삼계탕은 알아도 민어는 잘 모른다. 민어가 귀해졌을 뿐 아니라 값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백성의 물고기’란 뜻을 가진 민어(民魚)는 제사상이나 혼례상에는 꼭 오르던 생선이다. <세종실록지리지>나 조선 후기의 <여지도서> 같은 옛책에도 민어에 관한 기록이 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 선조들이 민어를 먹기 시작한 것은 상당히 오래된 것 같다. 조선시대에도 서울에서는 민어를 귀한 음식으로 여겨, 복날에 서민들은 개장국을 든 반면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나 양반들은 민어탕을 더위를 물리치는 복달임 음식으로 즐겼다고 한다.

민어는 크기에 따라 전라도에서는 개우치·홍치·불등거리라 했고, 경기도에서는 어스래기·가리·보굴치·암치어 같은 다양한 이름을 붙였다. 예전에는 흔해서 민어라는 이름을 가졌는지 모르나 지금은 서민들의 생선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비싸졌다.

예종석의 맛있는 집/ 인천 화선회집
해양수산 통계연보를 보니 지금의 민어 어획량은 일제강점기에 비하면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민어는 6월 하순부터 8월까지가 제철이다. 예전에는 전남 신안군 임자면 태이도와 재원도 일대에서 민어가 많이 잡혀 민어 파시가 설 정도였고, 일본 기생들까지 원정을 올 정도로 흥청거리던 시절도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전설로 전해질 뿐이다.

민어는 회나 매운탕으로 흔히 해먹지만 저냐나 포도 일품이고 구이나 국, 조림도 맛있다. 어느 부위 하나 버릴 것이 없어서 껍질은 물론 내장도 먹는데, 특히 소등골 같은 부레는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것이 별미 중의 별미로 친다. 알이나 아가미로 담근 젓갈도 어느 젓갈에 못지않다. 좀 따지면서 먹는 사람들은 회는 수놈이 좋고 매운탕은 내장이 풍부한 암컷이 좋다고 하는데, 식당들이 그런 까다로운 주문을 받아줄 리 없고 집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해봐야 핀잔이나 얻어먹을 것이 뻔하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이런 민어를 제대로 먹으려면 지금도 민어의 집산지인 목포 일대로 가야 하지만 서울 사람들에게는 너무 먼 길이다. 그래서 서울에서 가까운 인천의 괜찮은 민어 횟집을 소개한다. 인천 신포시장에 있는 화선회집이다. 화선회집의 주인장은 원래 이 일대의 횟집들에 민어를 공급하던 도매상이었다. 도매를 하다 직접 횟집을 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20년 전에 시작을 했단다. 생선을 잘 알 뿐 아니라 목포의 공급 길과 잘 통하니 손님들에게도 신선한 생선을 싼값에 내놓는다. 자연산 민어와 넙치를 주로 쓰는데 회를 두툼하게 썰어주는 것이 아주 먹음직스럽고 껍질과 부레도 섭섭지 않게 넣어준다. 매운탕도 내장이 듬뿍 들어가서 걸쭉하고 밑반찬도 정갈하다. 두세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민어회 소가 5만원이며, 넙치와 섞어주는 모듬회 소는 4만원을 받는다. 전화는 (031)772-440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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