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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의 맛있는 집 / 전남 순천 대원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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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 전남 순천 대원식당
순천은 참으로 아름다운 고장이다. 세계 5대 연안습지로 꼽히는 순천만은 70만평에 이르는 갈대밭과 개펄로 나그네들을 압도한다. 이른 새벽의 대대포구에는 일찍이 작가 김승옥이 무진기행에서 “밤사이에 진주해 온 적군같이 빙 둘러싼다”고 했던 물안개가 무성한 갈대밭 위로 아른거린다. 그곳은 문자 그대로 안개나루(霧津)다. 먼동이 틀 무렵 포구 건너편의 화포마을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끝없는 갈대밭을 금빛 물결로 출렁이게 하는 와온마을의 일몰은 숨을 멈추게 하는 장관이다. 가을이면 40킬로미터에 이르는 긴 개펄을 일곱 번 색깔이 변한다는 칠면초가 보랏빛으로 물들이고, 흑두루미와 황새, 저어새 등 200여종의 희귀 새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이 밖에도 순천에는 조계종을 대표하는 승보사찰 송광사와 태고종의 총본산인 선암사가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있으며, 1500년 전 마한 시대에 조성된 낙안읍성이 자리 잡은 곳이다. 이렇듯 볼거리가 많은 순천을 더욱 빛내는 것은 바로 다양한 먹을거리다. 옛날부터 ‘동 순천 서 강진’이라고 할 정도로 순천은 맛의 고장이고 그러한 순천을 대표하는 식당이 바로 대원식당이다. 대원식당의 한정식은 요즘 서울에서 흔히 보는 쫀쫀한 퓨전 한정식이 아니다. 그야말로 한상 떡 벌어지게 차려다 주는 옛날식 한정식이다. 그런데 그 많은 음식 중에 버릴 것이 하나 없다. 오래 전부터 1인분에 15000원 받는 기본상에 올라오는 음식 한 가지 한 가지가 전문점 솜씨를 뺨치고도 남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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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의 맛있는 집 / 전남 순천 대원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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