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22 18:47
수정 : 2019.12.23 02:34
지난 8월 한국은행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발표하였다. 2000년대 초반 5% 내외였던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10년대 들어 3% 초중반으로 하락했으며 2016~2020년에는 2.8~2.9%대에 머물 것으로 추정하였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 안에 있는 자본, 노동력, 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사용해서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을 말한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7%로 2017년 3.1%에서 불과 2년 만에 0.4%포인트가 줄어들었다.
문제는 이러한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 있다. 최근 잠재성장률의 하락은 자본축적이 둔화되고 총요소생산성이 낮아진 데 기인한다. 앞으로는 노동력 공급도 원활하지 않다. 지난주 고용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5~64살인 생산가능인구가 2017년 전체 인구 대비 72.7%를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고 앞으로 10년 후에는 현재보다 약 260만명이 줄어들어 노동력 공급 제약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총요소생산성은 국내총생산(GDP)에서 노동과 자본의 증가분에 따른 생산증가분을 제외한 생산량 증가분을 말하는데 이는 기술혁신, 법과 제도의 개선, 교육과 훈련에 따른 숙련도 상승 등의 결과다. 정보기술(IT)이 기술혁신을 통해 총요소생산성을 증가시킨다는 실증적 연구가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30개 회원국 조사 결과 정보기술 외부효과와 이에 기반을 둔 혁신이 총요소생산성을 높여 장기적 경제성장을 견인하였다고 한다.
정부는 지난주 2020년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하면서 경제 상황의 최우선 돌파구를 투자촉진에 두겠다고 발표했다.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근본적 과제는 기술혁신을 통한 총요소생산성의 향상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난주에 과기정통부를 중심으로 20개 정부 부처 합동으로 인공지능(AI) 국가전략을 수립하여 발표하였다. “정보기술 강국을 넘어 인공지능 강국으로”라는 구호를 내걸고 범정부 역량을 결집하여 인공지능 시대의 국가 미래 비전과 전략, 그리고 부처별 실행과제를 제시하였다. 지금까지 정보기술이 범용기술로 혁신을 통한 총요소생산성을 견인해 왔다면 앞으로 스마트 시대에는 인공지능이 차세대 범용기술로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여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인공지능 국가전략이 그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서병조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인천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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