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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30 20:40 수정 : 2019.10.31 08:00

보리수 뿌리가 잘린 부처 석상 얼굴을 끌어안고 있는 타이 아유타야 유적지 ‘왓프라마하탓’. 김선식 기자

커버스토리┃코끼리 여행

보리수 뿌리가 잘린 부처 석상 얼굴을 끌어안고 있는 타이 아유타야 유적지 ‘왓프라마하탓’. 김선식 기자

옛 왕조 유적지는 타이 단골 여행지 중 하나다. 2대 왕조인 아유타야 왕조(1350~1767) 유적지가 대표적이다. 카오야이 국립공원 서쪽 약 77㎞ 거리(차로 약 1시간10분)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아유타야 유적지가 있다. ‘왓 프라푸타차이’다. 이 사원은 아유타야주에 인접한 사라부리주에 있다. 일본, 네덜란드 등과 교역하며 황금기를 누린 송탐 왕 통치 시기(1610~1628)에 세웠다고 전해진다.

지난 7일, ‘부처님 발자국’과 ‘부처님 그림자’를 보관하고 있는 타이 사원 ‘왓프라푸타차이’. 김선식 기자

송탐 왕은 ‘부처의 발자국’을 찾으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결국 발자국과 함께 ‘부처의 그림자’도 발견했다. 주 사원의 거대한 바위에 5m 높이 불그스름한 ‘부처 그림자’가 무늬처럼 남아 있다. 옆 작은 사원엔 발자국 찍힌 형상을 한 바윗덩어리를 보관 중이다. 지난 7일, 타이인들은 사원에서 작은 금박지(가로세로 약 1㎝)를 ‘부처상’과 ‘발자국’ 주변에 붙이며 불공을 드리고 있었다. 작은 사원 앞 공터에는 원숭이 떼 수십마리와 개 서너마리가 공존한다. 현지인들이 원숭이 먹이로 옥수수를 사람들에게 판다. 우리로 치면 인천항 여객선에서 파는 갈매기 먹이용 ‘새우깡’ 같은 거다.

지난 7일 타이 ‘왓 프라푸타차이’ 공터에서 여행객들이 원숭이에게 옥수수를 주고 있다. 김선식 기자

전통적인 아유타야 유적지는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에서 북쪽으로 약 100㎞(차로 약 1시간30분) 거리에 있다. 왕궁터 주변은 왕조가 쇠락한 흔적이 역력하다. 왓야이차이몽콘은 1357년 아유타야 초대 왕인 우통 통치기에 ‘왕의 사원’이라 선포했다. 원뿔형 쩨디(Chedi) 양식 탑은 1593년 미얀마(당시 버마) 군대를 크게 격파한 승리를 기념하며 지었다. 벽을 따라 팔과 머리가 잘린 부처 석상들이 놓여 있다. 1766년, 미얀마군이 아유타야를 파괴한 흔적처럼 보인다.

지난 9일 타이 ’왓야이차이몽콘’. 김선식 기자

아유타야 중심부 왓프라마하탓은 14세기 후반 완공했다. 기울어진 붉은 벽돌 탑이 인상적이다. 1767년 아유타야 패망 당시 사원이 불탔고 탑은 버려졌다. 한쪽에선 기적처럼 거대한 보리수나무가 잘린 부처 석상 머리를 뿌리로 감싸고 있다. 두꺼운 눈꺼풀에 눈동자가 반쯤 가려진 부처는 눈썹과 입술선이 또렷하다. 바로 옆 왓프라시산펫은 1448년 건립했다. 옛 왕들의 유해를 나무 사리탑에 보관하는 왕족들의 사원이자 납골당이다.

지난 9일 타이 ‘왓프라마하탓’. 김선식 기자

아유타야는 새로 태어났다. 그 도시 설계와 건축 양식을 방콕이 물려받았다. 방콕이 수도로 지정된 1782년부터 아유타야의 건축에 깃든 철학이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아유타야는 199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농경지와 불교문화를 바탕으로 창의적으로 도시를 설계했다고 평가받는다.

아유타야(타이)/글·사진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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