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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3.16 09:27 수정 : 2007.09.18 10:20

몽골 고원 유목민의 삶

하얗게 눈이 내린 몽골의 중부 고원지대에서 한 양치기 청년이 서 있다. 그의 품에는 갓 태어난 양 새끼 한마리가 떨고 있다. 그 청년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이방인을 바라본다. (위)

시간의 흐름이 멈춘 것일까? 아니면 과거로 돌아간 것일까? 그 옛날 한반도에서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던 우리 선조들의 냄새가 그 청년을 통해 진하게 느껴진다.

비록 산업화와 도시화로 몽골 전체 인구 250만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0만명이 도시로 몰려들었으나, 아직도 몽골인들은 국토의 태반을 이루는 초원지대에서 살아간다. 겨울이면 영하 30~40도의 추위와 거친 바람, 여름에는 뜨거운 사막의 열기 등 거친 자연 속에서 양과 염소, 말 등을 기르며 생존한다.

시간이 멈춘 길 유목민들에게 샘은 삶의 젖줄이다. 한 유목민이 말과 함께 물을 찾아 초원을 이동하고 있다.
펄럭펄럭…천막 보금자리 한적한 게르에 손님이 들이닥치자 게르의 주인은 갑자기 바빠진다. 손님들이 컵라면을 먹기 위해 물을 끓여 달라고 부탁하자 생필품이 들어 있는 작은 게르에서 큰 그릇을 들고 나온다.

광활한 초원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게르(천막으로 지은 이동식 주택)를 찾은 이방인들에게 칭기즈칸의 후예들은 거리낌없이 뜨거운 수태차(몽골식 우유차)를 권한다. 고비사막의 게르에 남편과 살고 있는 어융수릉(30)씨는 “마실 물을 구하기 위해 40여킬로미터를 왕복해야 하는 고단함보다, 황사가 올 때 가축들을 방목할 수 없는 것이 큰 괴로움” 이라며 유목민의 걱정을 들려준다.

오손도손…가족사진 찰칵 울란바토르시 바가노르구에서 ‘한-몽 행복의 숲‘ 나무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는 다쉬돈더크(48)가 설 명절을 보내려고 자신의 게르를 찾아온 손자, 며느리와 함께 밝게 웃고 있다.

한민족처럼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있는 몽골인들은 우리들과 도저히 구분할 수 없는 외모로 거부하기 힘든 동질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미 8백여년 전에 조랑말과 양떼를 몰고 기적같은 ‘세계화’를 이룩해 냈던 몽골인들의 표정에는 과거 찬란한 영광에 대한 애수와 함께 자연 생활의 편안함이 뚝뚝 묻어난다.

달란자드가드(몽골)/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울퉁불퉁…비포장 활주로 몽골 남부 고비사막의 중심도시인 달란자드가드 공항. 여행객들이 타고 내리는 곳을 제외하고는 활주로도 비포장이어서 비가 많이 내리면 회항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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