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4.10 13:49
수정 : 2007.04.1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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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낑낑백서] 만만찮은 산전검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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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낑낑백서] (17) 만만찮은 산전검사비
“꼭 필요?” 의문들지만 “혹시” 불안감에 거부못해
지난 3월 출산한 김영란(31)씨는 출산비용을 정리하다가 새삼 놀랐다. 산전검사 비용이 건강보험에도 불구하고 100만원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출산 이전의 병원 영수증만 26장이었다. 김씨는 “양수검사나 제대혈 보관까지 했으면 병원비만 수백만원이 들었을 것”이라며 “병원에서 하라는 검사를 다 하긴 했지만 정말 필요한 검사였는지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안영순(33)씨는 127만원을 내고 아이의 제대혈 보관 서비스를 선택했다. 안씨는 “백혈병으로 고생하는 친척이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대혈 보관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제대혈 보관 업체들은 제대혈이 백혈구 관련 질환과 각종 소아암 치료에 이용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최근 둘째를 낳은 최아무개(34)씨는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양수검사를 하자고 했지만, 비용이 69만원이나 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수검사는 태아의 염색체 이상 유무를 알 수 있는 검사법 가운데 하나다.
예비 엄마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대부분 ‘만약에 내 아이가…’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결혼이 늦어지고 출산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의료진이 양수검사 등 기형아 검사를 권할 경우 임신부 대부분은 거부하기 어렵다.
하지만 2006년 대한산부인과학회지에 실린 ‘한국 분만의료기관의 산전검사 시행 실태에 관한 조사 및 산전 검사 권고안 마련을 위한 제언’(연세대 산부인과학교실) 논문은 “에이즈(HIV)와 같은, 한국 상황에는 꼭 할 필요가 없는 검사들이 일괄적으로 행해지고 있으며, 임신 초기의 염색체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선별 검사의 경우 오히려 이상 태아를 불필요하게 많이 발견함으로써 자연유산되는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인위적으로 태아 이상을 과진단해 불필요한 고통 및 비용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제대혈 보관 서비스를 두고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청 생의약품안전팀의 안영진 사무관은 “아직까진 제대혈을 이용한 세포치료제의 유효성은 밝혀진 게 없으며, 가능성을 보고 있는 임상시험 단계”라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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