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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4.25 18:17 수정 : 2018.05.16 10:35

암울한 전두환 군사정권에서 30대 초반의 피 끓는 젊은 교사로서 앞뒤로 꽉 막힌 교육 현장의 현실에 몸부림치던 시절, 국민들이 주주가 되어 정론 신문을 창간한다는 소식에 주저없이 월급의 절반 이상을 <한겨레> 주식 대금으로 송금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로부터 서른 해가 지나서 <한겨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론직필로 ‘이립’(30살을 이르는 별칭)했다.

지난해 정년퇴직을 한 뒤, 나의 하루는 지난 30년과 변함없이 아침 식탁에서 <한겨레>를 펼쳐 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커피 한잔과 함께 1면 머리기사를 보고 나서 한 면씩 관심 있는 기사들을 보고 마지막으로 사설란에서 눈길을 거두면 어느새 30분이 훌쩍 지난다.

화요일의 ‘함께하는 교육’ 기사도 늘 빼놓지 않고 읽는다. 국어 교사로 교단에 있을 때 ‘글의 주제찾기’ 수업자료로 <한겨레> 사설을 복사해 활용했던 기억이 떠올라 감회가 새롭다. 또한 나이 들어 교감, 교장을 하면서는 휴게실과 식당에다가 슬그머니 <한겨레>를 놓고 나오던 일은 이제 그리운 추억이 되었다.

주말 섹션 기사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새로 나온 책 소개 기사를 보고 구입 목록으로 메모하기도 한다. 내가 사는 ‘서울’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해서 알려주는 기사나, 전국 가볼 만한 특색 있는 곳 소개 기사도 단골로 빼놓지 않고 본다. 현직에 있을 때는 시간에 쫓겨 구석구석 다 읽지 못할 때가 많아 아쉬웠는데, 이제는 차분하게 읽을 시간이 생기니 독자로서 더욱 관심과 애정이 배가되었음을 고백한다.

지난 30년 동안 맨 앞에 서서 진실을 파헤쳐온 <한겨레>와 함께한 덕분에 ‘찌라시’라 불리는 하류 언론에 세뇌당한 ‘어르신’ 소리를 듣지 않게 되었고, 분단된 한반도에서 태어났지만 반쪽짜리 인생관과 세계관에서 탈피할 수 있었다. 또한 ‘권력에 대한 감시와 사회적 연대에의 공감’과 같은 민주시민의 정신과 더불어, 자유·평등·박애 등의 덕목을 배우며 내적으로 성장할 기회를 얻었다.

창간주주이자 독자로서 <한겨레>가 한반도 평화통일의 새 시대에 어울리는 언론, 남과 북 모두에게 ‘한겨레 된 국민’의 정론지로서의 위상을 보여주길 소망하며 미래 30년 <한겨레>를 향한 바람을 본사 3층 로비에 붙어 있는 ‘한겨레신문 창간 발기 선언문’의 일부 내용 소개로 대신한다.

“… 인간의 자유와 기본권을 유린해 온 오랜 독재체제를 청산하고 사회 구석구석에 만연되어 있는 비민주적인 요소들을 제거하여 국민이 주인 되는 진정한 민주화를 실현시키고, (남북)분단을 극복하여 민족의 생존권을 확보하여 생활의 향상을 이룩하는 한편, 사회정의를 실현하고 민족정기를 바로잡아 이 병든 사회를 건강한 사회로 바꾸어 놓아야 할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1987년 10월30일).”

허익배 전 세륜중 교장 21hip@hanmail.net

※ 세계 유일의 국민주 언론 <한겨레>에는 7만명의 주주가 있습니다. 누구나 한겨레 주주가 될 수 있고, 주주로서 <한겨레:온>(www.hanion.co.kr)에 가입하시면 주주통신원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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