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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25 15:39 수정 : 2019.04.25 16:44

세계 곳곳에서 벌써 폭염이 닥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근영의 기상천외한 기후이야기]
베트남 남부도시 43.4도 최고기온 최고
호주 1월12~17일 역대 기록 경신 연속
인도기상청 “엘니뇨로 더운 여름” 예고
NOAA “1·4분기 세번째 높은 기온 기록”
기상청 “티베트고기압 발달 조건 약해”

세계 곳곳에서 벌써 폭염이 닥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올해 들어 이른 시기에 세계 곳곳에서 폭염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240㎞ 떨어진 하띤성 흥케구에서는 지난 주말 최고기온 43.4도가 기록됐다. 흥케구의 이 시기 평균 최고기온은 20도대 후반에서 30도대 초반이며, 베트남 다른 지역도 이와 3~4도 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기온의 돌발 상승은 베트남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극심한 폭염에 시달린 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서는 올해 1월에도 폭염이 덮쳤다. 호주기상청은 1월12~17일 역대 최고기온이 연속해서 기록 경신됐다고 밝혔다. 강렬한 햇빛에 시드니에서는 오존 농도 상승으로 인한 심한 공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호주 전역에서 큰박쥐 2만3천마리가 폐사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도 올해 2~4월 폭염을 겪고 있다. 말레이시아기상청은 23일 현재 14개 구에서 폭염주의보 수준의 더위를 겪었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에서는 사흘 연속 35~37도의 최고기온이 기록됐다.

세계 여러 지역이 이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의 3월은 평년보다 4도 높았으며, 유럽 3월 기온은 사상 6번째로 높았다. 호주의 3월 기온은 1910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으며, 알래스카도 1925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제공
인도도 평년보다 이르게 3월부터 폭염에 돌입했다. 산토시 인도기상청 케랄라지방청장은 “여름철 몬순이 오기 전 평년보다 1도 정도 높은 경우는 종종 있지만 올해처럼 3~4도 높은 경우는 거의 없다. 엘니뇨 발달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도기상청은 지난 1일 올 여름이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예보했는데, 이런 전망은 이미 시작됐다. 인도에서는 4월 들어 3주 동안 10개 주에서 폭염이 기록됐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올해 3월 기온이 관측을 시작한 1880년 이후 140년 동안 두번째로 높았다고 밝혔다. 3월로는 43년 연속해서 평균기온을 넘어서고 있다. 달로는 411개월 연속해서 평균기온을 넘어섰다. NOAA는 보도자료에서 “1~3월 기온은 역대 세번째”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올 3월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의 영향으로 기온이 평년보다 매우 높아 전국 평균기온이 7.5도로 평년(5.9도)보다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적 규모의 기상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3년 이후 평균기온은 역대 네번째, 최고기온 최고는 역대 세번째에 해당한다.

여름철에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기단들. 기상청 제공
한편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을 일으킨 원인으로 지목된 티베트고기압의 발달 조건인 티베트고원의 눈덮임 상태가 평년보다 양호한 것으로 관찰돼 올 여름 폭염의 조건은 상대적으로 약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동준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약한 엘니뇨가 지난해 가을부터 지속되다 연초에 약해졌으나 최근 다시 강해져 여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엘니뇨가 발생했을 때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적거나 기온이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한반도 여름철 폭염의 원인 요소들인 북태평양고기압, 티베트고기압, 중국 대륙 열적고기압, 오호츠크해고기압 등에 대한 추적 관찰을 통해 다음달 하순께 여름철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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