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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17 14:55 수정 : 2019.04.17 15:26

플라스틱 생산이 현재처럼 계속 증가하면 플라스틱 유래 온실가스 배출이 2050년에는 6.5Gt에 이르러, 잔여탄소배출허용총량의 15%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제공

[이근영의 기상천외한 기후이야기]
플라스틱 생산량 연평균 4%씩 증가해 4억t
온실가스 배출량 3.8% 플라스틱에서 유래
2050년 탄소배출허용총량 15% 차지 예상
“에너지·재활용 모든 수단 동원해야 감축”

플라스틱 생산이 현재처럼 계속 증가하면 플라스틱 유래 온실가스 배출이 2050년에는 6.5Gt에 이르러, 잔여탄소배출허용총량의 15%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제공
플라스틱은 토양과 해양 환경을 오염시키는 ‘현행범’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이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범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연구팀은 “플라스틱 유래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5년 1.8기가이산화탄소톤(GtCO₂)에서 2050년에는 6.5GtCO₂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플라스틱 온실가스 배출량의 비중은 전체의 3.8%이지만, 플라스틱 생산 증가 추세가 지속된다면 2050년께는 세계 잔여탄소배출허용총량(carbon budget)의 15%까지 늘어난다”고 밝혔다. 잔여탄소배출허용총량은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에 그치도록 하기 위해 허용되는 탄소배출량의 최대치를 말한다.

세계 플라스틱 생산은 1950년 200만t에서 2015년 4억여t으로 200배 늘어났다. 연평균 증가율이 8.4%에 이른다. 2015년 현재 플라스틱 폐기물의 58%는 버려지거나 매몰되고 18%만이 재활용되고 있다. 플라스틱 유래 온실가스는 수지 생산 단계에서 61%, 가공 단계에서 30%, 소각 등 영구폐기 과정에서 9%가 배출된다.

연구팀은 10개의 전형적인 플라스틱과 5개의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다양한 절감 전략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의 추세를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서상원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전세계의 플라스틱 유래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을 계산하기도 처음이고, 플라스틱 유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전략을 전지구적 차원에서 분석하기도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연구팀 논문은 <네이처 기후변화> 15일(현지시각)치에 실렸다.

최근 6년간(2010~2015년) 플라스틱 생산량은 연평균 4%씩 증가해, 2015년에 4억700만t에 이르렀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50년 생산량은 16억600만t에 이르고, 플라스틱 유래 온실가스 배출은 2015년 1.78Gt에서 2050년 6.5Gt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연구팀은 추산했다

플라스틱 생산과 폐기 과정 및 종류별 온실가스 배출량(2015년). ‘네이처 기후변화’ 제공
플라스틱은 탄소 집약적인 생애주기를 갖고 있다. 플라스틱 수지의 대부분은 석유에서 추출과 증류를 통해 얻는다. 수지는 제품으로 가공돼 시장으로 운송되는데, 이 전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플라스틱 폐기 과정에도 탄소 배출은 계속되는데, 폐기, 소각, 재활용, 퇴비화 과정에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플라스틱 유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가장 간단하고 손쉬운 방법은 재활용을 하는 것이다.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산업생태학자 로런드 가이어 계산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세계 플라스틱의 90.5%는 재활용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두번째 감축 방법은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친환경 플라스틱)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친환경 플라스틱 재료가 되는 작물은 성장 과정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친환경 플라스틱을 퇴비화할 경우 다시 이산화탄소가 대기중으로 배출되지만, 친환경 플라스틱은 전반적으로 탄소 중립적인 소재이다.

플라스틱 수요의 증가를 제한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 중 하나이지만 어려운 작업이다. 플라스틱은 저렴성, 다용도, 다목적 등 플라스틱의 여러 장점을 대체할 소재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전화하는 것이 플라스틱 유해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론적으로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했을 경우 온실가스 배출은 51%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서상원 교수는 “연구팀은 여러 전략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플라스틱 유래의 온실가스 배출을 상당히 감축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두가지를 묶어봐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전략을 실행했을 때에라야 온실가스 배출의 감축이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재생에너지 도입과 재활용 및 수요관리 정책을 동시에 적극적으로 펼치면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5년 수준으로 동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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