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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22 08:00 수정 : 2019.10.30 14:58

‘국제기후파업주간’인 지난달 21일 오후 ‘9·21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참여한 시민들이 서울 종로1가 사거리에서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정책 등을 요구하며 ‘뜨거워진 지구에서 더는 살 수 없음’을 뜻하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정부, ‘2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 확정
목표 단 한번도 지키지 못한 반성 담겨
국무조정실 주관 이행점검·평가체계 구축

‘국제기후파업주간’인 지난달 21일 오후 ‘9·21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참여한 시민들이 서울 종로1가 사거리에서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정책 등을 요구하며 ‘뜨거워진 지구에서 더는 살 수 없음’을 뜻하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부의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 2차분이 최종 확정됐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억3600만t(이산화탄소 환산치)으로 줄이기 위해 부처별 점검 체계를 갖추기로 한 것이 핵심이다. 목표치는 2017년 온실가스 배출량의 24.4%, 2030년까지 배출 증가량을 고려한 배출전망치(BAU)의 37%를 줄여야 달성할 수 있다.

환경부는 22일 국무회의에서 지속가능한 저탄소 녹색사회 구현을 위한 ‘2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을 심의해 확정했다고 밝혔다. 기본계획은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20년을 계획 기간으로 하는 기후변화 대응 최상위 국가 계획이다. 2016년 12월 1차 계획이 만들어진 지 3년 만이다. 이 계획은 5년마다 새로 수립하지만,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따라 2021년 출범하는 ‘신기후체제’ 대응을 위해 2년 앞당겼다. 2015년 21차 기후변화협정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파리협정은, 선진국에만 감축 의무를 부과했던 이전 교토의정서 체제와 달리 189개 당사국 모두에 감축 의무를 부과해 신기후체제라 불린다.

이번 기본계획에서 눈여겨볼 점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국무조정실과 환경부가 주관하고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이행점검·평가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한국은 2009년 처음으로 온실가스 배출 목표치를 설정한 이래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 2017년엔 7억914만t을 배출해 2020년을 목표연도로 만들어진 이전 로드맵(2014년 수립)의 목표치를 15.4%나 초과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실질적 달성을 위해 해마다 4월까지 한 해 전 배출량을 잠정 추계한 뒤 연말까지 이행평가를 완료하는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있으나 마나 하다’는 평가까지 받았던 감축 계획을 실제로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정부 차원에서 처음 전개하는 셈이다. 실질적인 이행점검은 각 부문의 관련 부처가 맡는다. 전환(전력·열)과 산업 부문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건물과 수송은 국토교통부가 담당한다. 농축산과 산림은 농림축산식품부와 산림청이 책임진다. 환경부는 폐기물·공공 부문을 맡으며 국무조정실과 함께 전 부문을 총괄하는 구실을 한다. 환경부 산하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작성하는 평가보고서는 해마다 연말에 녹색성장위원회로 보고돼 공개된다.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치는 지난해 7월 정부가 내놓은 ‘2030년 온실가스 로드맵 수정안’(2030 로드맵)과 동일한 5억3600만t(2030년 기준)이다. 이는 2017년 배출량의 24.4%(1억7314만t)를 감축해야 달성할 수 있는 규모다. 감축을 위한 조처를 전혀 하지 않았을 때 예상되는 2030년의 배출전망치에 견주면 37%(3억1480만t)를 줄여야 한다. 전환·산업·건물·수송·폐기물·공공·농축산·산림 등 8대 부문 목표치도 전과 동일하다. 다만 이번 기본계획에서는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구체화했다.

전망치 대비 42.2%(1억4050만t·부문별 반영 합산치)를 줄여야 하는 전환 부문에선 석탄 발전을 과감히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리기로 했다. 발전설비의 구체적인 감축 규모는 올해 말 세워지는 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통해 정한다. 지난해 수정안에서 감축 수단과 방법을 정하지 않아 논란이 됐던 ‘잠재량’ 3410만t을 어떻게 줄일지도 이 과정에서 확정한다.

전망치 대비 20.5%(9850만t)를 줄여야 하는 산업 부문에선 전동기와 보일러, 펌프 같은 공동기기를 고효율로 바꾸고,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 도입을 늘리기로 했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액화천연가스(LNG)나 바이오매스 같은 연료로의 대체 사용도 촉진한다. 32.7%(6450만t) 감축이 목표인 건물 부문에선 공공건물 가운데 에너지 다소비 건물을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한 ‘녹색건물’로 바꾸고 신규 건물에 대한 에너지 기준을 강화한다. 29.3%(3080만t)를 줄이는 수송 부문은 2030년까지 전기차 300만대, 수소차 85만대를 보급하는 게 관건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 세계가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로 치닫고 있다. 2차 기본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저탄소 사회를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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