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29 16:41
수정 : 2019.08.2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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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장갑차와 트럭이 29일 새벽 홍콩 시내 도로를 달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통상적인 연례 근무교대를 위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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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인민해방군 장갑차 도심 질주
중, “통상적인 연례 근무교대일 뿐”
소셜미디어 타고 ‘무력 개입’ 우려 확산
대만서도 “예년과 다른 모습” 지적도
민간인권전선 공동대표 피습 불구 ‘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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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장갑차와 트럭이 29일 새벽 홍콩 시내 도로를 달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통상적인 연례 근무교대를 위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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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대규모 시위를 앞둔 홍콩에서 29일 새벽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장갑차와 트럭이 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중국 당국은 홍콩 주둔군의 정례 근무교대라고 밝혔지만, 홍콩 안팎에선 ‘중국의 무력 시위’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이날 낮엔 홍콩 시민사회 연대체인 민간인권전선 공동대표 지미 샴(천쯔제)이 괴한의 습격을 받기도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9일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이 목요일 새벽시간대에 1997년 주둔 개시 이래 22번째 근무교대를 했다”며 “홍콩 주둔군법의 규정에 따라 이뤄진 통상적이고 연례적인 근무교대”라고 전했다. 예년엔 근무교대가 종료된 시점에 보도했던 것과 달리, 통신은 이날 관련 소식을 새벽 3시55분께 내놨다. 중국 군사평론가 저우천밍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보도도 하지 않고 야심한 시간에 군 병력이 움직였다면 홍콩인들이 크게 동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홍콩 현지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새벽부터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인민해방군이 이동배치되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무력 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급속히 퍼졌다. 데니스 입법의원은 <홍콩공영방송>(RTHK)에 출연해 “이 시점에 주둔군 근무교대를 한 것은 군이 언제든 투입될 수 있다는 점을 홍콩인들에게 경고하려는 의도”라고 짚었다. 대만 <타이완뉴스>는 “정기 근무교대 때 홍콩 도심의 여러 장소에서 인민해방군이 이동하는 모습이 동시다발적으로 목격된 것은 예년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그간 반송중(중국 송환 반대) 시위를 주도해온 지미 샴 민간인권전선 공동대표가 이날 낮 12시55분께 시내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던 중 야구방망이와 흉기로 무장한 괴한의 습격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홍콩01> 등이 보도했다. 샴 대표는 무사하며, 그를 보호하던 친구가 팔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달아난 괴한들의 행방을 쫓고 있다.
한편, 홍콩 경찰은 2014년 우산혁명을 촉발한 중국 당국의 행정장관 간선제 유지 결정(8·31 결정) 5주년에 맞춰 민간인권전선이 열기로 한 주말 집회와 행진을 모두 불허했다. 단체 쪽은 집회를 강행할 것으로 보여 충돌이 우려된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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