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18 18:49
수정 : 2019.08.1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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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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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기초자산 상반기 32조
35% 하락부터 원금 손실인데
지난주까지 4월 고점대비 15.7%↓
“손실 가능성 아직 희박하다”지만
중 무력진압 땐 금융시장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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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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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며 지난 6월9일 시작한 홍콩 시민들의 시위가 18일로 70일째를 맞은 가운데, 중국 당국의 무력 진압 등으로 사태가 심각한 국면으로 치달을 경우 홍콩 관련 파생금융상품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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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의 초점은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주식(H주) 40개 종목으로 구성된 홍콩 에이치(H)지수(HSCEI,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 움직임이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을 보면, 올해 상반기 전체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 47조6585억원 가운데 67.5%에 이르는 32조1869억원어치가 홍콩에이치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다. 이엘에스는 연 4~6%의 수익을 내도록 설계돼 있는데, 만기 이전에 기초자산 가격이 미리 정해진 수준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에는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국내 이엘에스 상품 대부분은 발행 시점보다 지수가 35~50%가량 하락할 때 원금 손실이 발생하게 설계돼 있다. 홍콩 에이치지수는 지난 16일 9981.12로 거래를 마감해 이전 고점인 4월17일의 1만1848.98에 견줘 15.8% 내린 상태다. 따라서 최고점에서 투자를 했어도 지수가 7700선(35% 하락)을 밑돌지 않으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연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8월13일 현재 에이치지수가 작년 말에 비해 2.7%, 6월12일 이후 6.2% 하락한 수준이어서 이 지수 연계 이엘에스의 손실 가능성이 아직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에 하나 에이치지수가 큰폭으로 떨어질 경우에는 손실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3일 보고서에서 “일부에서 홍콩 시위가 경제 우려를 심화시킬 수 있는 '블랙 스완'(검은 백조)이 될 수 있다는 개연성을 제기하고 있다”며 “홍콩 금융시장은 아시아 금융시장의 허브 성격을 가지고 있어, 홍콩 사태로 홍콩달러 가치 급락 등 홍콩 금융시장과 경제 불안이 확산할 경우 금융불안 리스크가 아시아 전체 금융시장으로 번질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블랙 스완’이란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초래하는 사건을 뜻한다.
홍콩 에이치지수 연계 이엘에스의 월별 발행액을 보면, 지난해 12월 1조5528억원에서 올해 1월 2조4333억원, 2월 3조1932억원으로 늘어났고, 지수가 상승한 3~4월에는 6조8121억원, 7조5335억원으로 급증했다. 5~7월에도 작게는 5조원어치, 많게는 7조원어치가 발행됐다. 7월 말 현재 미상환 잔액이 42조5999억원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발행한 이엘에스를 기초자산별로 보면, 홍콩 에이치지수를 기초자산(중복 합산)으로 한 것이 유로스톡스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것(35조359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2015년 하반기에 에이치지수가 급락하면서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업계가 자율 합의로 에이치지수 편입 이엘에스 발행을 한동안 중단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다시 발행이 급증하면서 쏠림이 재현되고 있다.
홍콩 사태 전개에 따라 실물 경제에 악영향도 커질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홍콩에 460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홍콩은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어 네번째로 큰 수출시장이다. 수출품은 반도체가 60%, 전자기계와 기계류가 22%로 대부분 중국으로 재수출된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블랙 스완’이란?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초래하는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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