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17 18:38
수정 : 2019.11.18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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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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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핵심소재 제한 품목 승인
내일 2차 양자협의 앞둔데다
지소미아 종료 논란도 영향 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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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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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지난 7월 수출규제를 발표했던 3개 핵심 소재 가운데 반도체 재료인 액체 불화수소에 대한 수출을 허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17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업계 확인 결과 액화 불화수소 2건에 대한 일본 정부의 수출 승인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포토레지스트(PR),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불화수소 등 일본 정부가 수출을 제한했던 3가지 화학 소재 품목 가운데 유일하게 막혀 있던 액체 불화수소의 수입도 제한적이나마 가능해졌다. 일본은 수출규제 발표 뒤 8월 초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일부 수출을 허가했고 그달 말 기체 불화수소에 이어 9월에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도 반출을 승인했다. 이 품목들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다. 불화수소의 경우 삼성전자,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의 주문 물량 가운데 상당 부분을 수출규제 발표 뒤 서류 미비 등을 이유로 반려해 오던 일본 정부가 뚜렷한 설명 없이 입장을 바꾼 배경에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가운데 오는 19일 한-일 정부는 2차 양자협의에 나선다. 이를 앞두고 일본 정부가 지난 8월 말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절차 간소화 대상국)에서 제외하며 내세웠던 수출심사 과정 90일 원칙을 특별한 이유 없이 어겼을 경우 상대 국가에 수출통제로 공격받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한 포석으로 액화 불화수소의 수출을 승인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2차 협의에서 양국이 대화를 이어갈 성과를 내지 못하면 본격 재판인 전문가 패널 심리로 넘어가 일정 기간 양국 산업이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여기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논란 등도 이번 수출 승인에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의 핵심 소재들이 모두 수출 허가를 받아 다행이지만 전면적인 규제 해제까지는 양국 간 정치적 갈등 해결 등이 선제적으로 해결되어야 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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